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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10:10:19조회수 : 938
한국지엠, 자동차 국내생산 축소…“추가 구조조정 위기오나”
브릿지경제 이재훈 기자 ┃ 2018-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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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원들이 임단협을 진행하며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한국지엠 노조 제공) |
정부와 GM의 자금 투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실제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정상적인 경영 회복은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소형 SUV 트랙스와 경차 스파크를 제외하고 대다수 모델들의 생산량까지 크게 줄면서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정부와 GM의 경영지원 자금 투입 이후 인천과 창원 공장에서만 차량을 생산할 방침이다. 현재 인천에서는 트랙스와 말리부, 캡티바를 생산하고 있고, 창원에서는 스파크와 라보·다마스(소형상용차)를 생산한다. 문제는 정부와 GM의 경영개선금 투입 이후 인천 공장에선 트랙스와 말리부 단 2대만 생산하고, 창원에서도 생산량이 기존보다 늘어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GM이 투입하는 SUV와 CUV(다목적차량)은 빨라야 2021년이나 2022년부터 생산이 이뤄지게 된다.
이 때문에 노조는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트랙스를 제외하고 말리부 외의 추가 모델을 인천 부평 1공장에 더 투입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GM은 2019년 이후 말리부가 단종된 뒤 투입하는 차량에 대한 약속만 해 놓은 상태로 신차 2종의 투입시기는 향후 몇 년이 더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노조는 사측이 추가 희망퇴직이나 내년 임단협 협상에서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제2의 군산공장’ 사태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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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한국지엠 군산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올뉴 크루즈’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연합) |
현재 한국지엠은 판매 강화를 위해 상반기에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과 중형 SUV인 ‘이쿼녹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북미에서 판매량이 상당했던 인기모델 이쿼녹스는 국내 생산이 아닌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오는 물량이다. 한국지엠 자동차 생산량 증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 하반기 추가로 들여올 것으로 알려진 대형SUV 모델 ‘트래버스’ 역시 국내 생산 모델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돼 이송해오는 물량이어서 1~2년 안에 부평 공장은 사실상 가동률이 절반도 못 채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산공장이 2013년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이후 올해 가동률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과 같이 부평공장 가동률도 1~2년 안에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한국지엠과 GM은 추가적인 가동 중단이나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 합의를 통해서도 이 같은 원칙은 당분간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산공장에서 쫓겨난 200여명의 비정규직 직원과 창원과 부평공장에서 일자리를 잃은 협력업체 직원들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규직 근로자만을 지키는 반쪽 짜리 합의안에 그칠 공산이 크다. 특히 당장 내년 임단협에서는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회사를 살리는 자금 투입으로 한국지엠이 숨통은 트이겠지만 문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생존하느냐”라며 “대출이자 부담이 지속되고 신차투입 및 신차 생산라인 배정 등이 늦춰지면 떠난 고객들이 다시 한국지엠을 찾지 않고 자연스레 추가 구조조정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