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GM본사 수익 하청기지 전락
[머니투데이 이승제기자][계열사에 제품 헐값 공급… 수출 큰 폭 증가 불구 영업익 적자]GM대우자동차(대표 마이클 그리말디)가 대규모 수출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영상태가 악화된 GM 본사에 저가로 차량을 납품하고 있어 수출 증가가 수익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GM 본사는 GM대우의 성과에 대해 \"GM대우 인수는 GM의 인수합병(M&A) 역사에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GM대우는 중국 북미 유럽 시장에 있는 GM 계열사들의 수익을 맞춰주기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잇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4일 \"GM대우가 GM 본사의 정책에 따라 \'본사의 수익을 뒷받침하는 사실상 하청기지\'로 전락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최근 부품협력업체에 파격적인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한 것도 이같은 구도 속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선택한 궁여지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GM 본사는 GM대우에 대해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GM대우가 생산한 차량을 저가로 납품받아 중국(상하이GM), 북미, 유럽 시장에 주로 \'시보레\'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또 GM대우를 통해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 \'가능한 것은 모두 거둬 들인다\'는 일종의 \'싹쓸이 전략\'이다.
GM대우는 지난 2002년 GM에 인수된 뒤 2004년까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002년 1306억원, 2003년 2226억원, 2004년 17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범 3년여만에 경상이익(794억원)과 당기순이익(655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287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GM대우의 수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내수판매는 크게 줄었다. 내수의 경우 2002년 15만9434대를 기록한 뒤 12만7759대(2003년), 10만4457대(2004년), 10만7664대(2005년)로 감소했다. 3년새 32.5%가 꺼졌다. 올들어 1~9월까지 9만295대를 기록해 예년에 비해 다소 늘었지만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수출은 2002년 41만1573대에서 57만9893대, 90만84대로 늘어났고 지난해 115만7857대를 기록했다. 3년새 무려 181.3%나 증가했다. 올들어 1~9월까지 수출 규모는 110만4585대로 지난해 한해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처럼 수출을 많이 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실적\"이라며 \"GM 본사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몫으로 거둬야 하는 수익을 내줬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방증하듯 GM대우가 수출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몰아주는 상하이GM의 경우 GM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익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는 지난해 중국에 가장 많은 물량인 24만2741대를 KD 형태로 공급했다.
상하이GM의 승승장구 뒤에는 GM대우의 강력한 지원이 놓여 있는 것. GM대우 한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에는 완성차 형태로 차량을 수출하고 있지만 상하이GM에는 반제품 조립(KD)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GM대우는 이처럼 수출확대가 수익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도 속에서 그리말디 사장의 취임 이후 공격적인 내수 확대에 나섰다. 차량을 구입한 뒤 중고차로 반납할 때 신차 가격의 60%를 보장해 주는 파격적인 할부제도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
이 회사는 또 최근 1차 부품협력업체에 원가인하 압력을 종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 대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적인 중고차 할부제도에 이어 원가를 인하하기 위해 강력한 압박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 이는 그리말디 사장의 지휘 아래 이뤄지고 있는 조치로, 수출확대를 통한 수익증대가 봉쇄된 가운데 내수시장점유율 상승, 원가 대폭 절감을 통해 성과를 내려는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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