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에 대한 단상 1
\' 싸워서 이기는 것만큼이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운동이다 \'
민주노총의 성폭력사건을 들으면서 드는 느낌은 한마디로 \' 허탈감 \'이다.
과연 내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자신있게 용산학살에 대해서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 MB정권을 어떻게 규탄해야 할 지 정말 막막해졌다.
그런데 문득 이번 사건이 제때에 잘 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는 MB정권과 자본에 대해서 공격만을 해왔지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정권과 자본에 맞서서 싸워 이길 생각만 했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에 게을리 한 것이 아닌가?
이번 성폭력사건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준 것이 아닌가?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바로 지금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성폭력사건은 \' 개인의 문제 \'가 아니다.
그런 인물이 대기업 노동조합 지부장이라는 지도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정도로 노동조합 운동이 부패했다는 이야기다.
도덕성과 헌신성과 능력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브르조아 정치판과 같은 정파적 이해나 선거공학에 의해서 지도부가 선출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두달 이상동안이나 이 사건이 은폐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동이 없었다는 것은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도덕적 불감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사건이 폭로된 후의 민주노총의 변명은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의 정치적 판단이나 책임감의 저열한 수준을 보여준다.
결국 성폭력사건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의 총체적인 문제를 반영한다.
문제를 확대시키지 말라고?
개인의 문제를 왜 민주노총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하냐고? 이건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 그냥 무시하고 간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책임을 왜 노동운동 전반의 문제로 확장하냐고? 확장해야 한다. 안그러면 똑같은 일이 끊임없이 반복이 된다.
보수 언론은 내홍이라는 말을 쓴다. 소위 온건파와 강경파의 세력다툼에서 나오는 책임공방말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좀더 깊이있는 반성과 성찰이 없으면 보수 언론이 비난하는 꼬라지 그대로 흐른다.
그래서 제발 부탁한다. 반성과 성찰에 근거한 대책을 세우라고!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되 정파적 대결과 봉합이 아닌 새로운 발상에서 나온 지도부 구성이었으면 좋겠다.
정권과 자본에 맞선 싸움의 치열함 만큼이나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키려는 치열한 실천과 모색이 있었으면 좋겠다.
성폭력 예방교육 이런 것 말고~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모두 나의 책임, 나의 문제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단지 헛된 기대였다고 말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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