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경제위기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경영자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인한 경영의 부패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의 부패의 뿌리에는 지난 30여년간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지배적이 된 주주자본주의와
경영에 대한 보상제도로서 스톡옵션이라는 제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면 후안무치한 경영진의 모습을 나열해 봅시다.
☞ 얼마전 미국 정부로 부터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아 연명하는 AIG가 임원들에게 보너스 잔치를 벌여 미국국민들의 분노를 샀죠.
또한 파산위기에 처한 GM자동차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릭 왜고너 회장은 퇴직금으로 2천만 달러를 챙기고, 연금으로 450만 달러를 챙겼습니다. 그동안 모은 재산을 몰수해도 시원찮을 판에 망해가는 회사의 금고에서 돈을 악착같이 챙겨갑니다.
☞ 세계경제위기의 주범인 미국의 투자은행은 어떻습니까?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골드막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라더스, 베어스턴스 5대 투자은행의 CEO의 연봉은 31억달러였습니다.
이중에서 골드만 삭스의 CEO인 로이드 블랭크 페인은 팔억 5,900만 달러를 받아갔습니다.
☞ 한국도 예외는 아니죠.
먹튀자본의 대명사인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은 정부로 부터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행장내정자에게 90만주, 수석부행장에게 8만5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습니다. 금융산업의 노동자들에게는 신규직원 임금 20% 삭감, 기존직원 임금 2년간 동결을 추진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CEO의 연봉과 헐리우드 톱스타의 수입의 양상이 비슷해져갑니다.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리죠. 정말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반면에 수많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락하죠. 수많은 무명배우들과 제작진들의 임금수준이 하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 FRB의 연구에 따르면 1940~1990년 사이 미국의 100대 대기업 CEO의 연봉은 지금으로 환산하면 120만달러 정도였다고 합니다. 미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의 40배 정도였죠. 이것도 상당히 많은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2000년초 CEO의 연봉은 평균 900만달러이상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연봉의 367배가 됩니다. 한참 높을 때는 500배를 훨씬 넘길 때도 있었습니다.
GE의 잭월치가 얼마전에 이런 말을 했죠.
\' 주주가치는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다 \'
\' 주주가치는 경영에서 근로자를 포함한 집합된 노력의 결과물일 뿐이다.\'
\' 기업의 단기 수익은 기업의 장기가치의 증대와 결합되어야 한다. \'
주주자본주의의 선봉장이었던 잭월치의 너무나 때늦은 반성이었습니다.
그러면 주주자본주의는 무엇이고 어떠한 해악을 끼치나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기업에서 주주들의 힘은 미약했습니다. 주주보다는 전문경영인들이 기업경영을 주도했습니다.
기업의 이윤중에서 주주들에게 배당되는 비율도 아주 적었죠. 이윤은 대부분 내부유보를 하던지 투자되었습니다.
물론 견제받지 않는 전문경영인체제가 관료화되고 타성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반면에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고 경영하였습니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는 이해당사자 자본주의의 양태가 발전을 하였지요.
☞하지만 1970년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주들의 발언권이 세지고, 기업의 경영의 목적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 주식가치를 높이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장기적인 기업의 이익보다는 단기적인 주식가치가 경영의 척도가 되어버린 것이죠.
☞경영자들은 단기간에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합니다. 노동자들을 해고하면 주식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더욱더 많은 노동자들을 해고하지요. 단기적인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투자보다는 인수합병에 주력합니다. 인수합병에 성공하면 주식가치는 급등합니다.
오직 주식시장의 전광판의 숫자만이 유일한 경영의 판단기준이 됩니다.
주주자본주의와 스톡옵션의 결합으로 부패한 경영이 탄생합니다.
☞ 주주들은 단기적으로 경영실적을 올릴 수 있는 스타 CEO를 갈망합니다.
그리고 이 스타 CEO에게 천문학적인 보상을 합니다.
스톡옵션은 \' 네가 주식가치를 올려서 주주들을 즐겁게하는 만큼 너는 보상을 받으리라 \'라는 보상원리가 작동을 하지요.
☞ 참을 수 없는 유혹
스톡옵션을 받은 CEO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받습니다. 주가만 올라가면 돈방석에 앉게 되니까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지요. 그래서 경영실적을 조작하고 부풀리게 됩니다.
앤론사의 회계부정은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여기에 유력한 회계법인인 아더 앤더슨이 분식회계를 돕게되지요.
앤론과 아더 앤더슨은 망했지만 둘의 행태는 아주 보편화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둘이 운이 나빴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 파생상품이라는 폭탄이 필연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
투자은행들은 전반적으로 수익이 떨어지는 것을 감지합니다. 기업이든 경제전반이든 거품은 빠져야 하고 연착륙을 해야 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스톡옵션의 함정에 빠진 부패한 경영진들은 경영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표상의 순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별의별 파생상품을 만들고 투기를 하고 몸부림을 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 진 거품은 세계경제를 침몰시킵니다.
주주자본주의와 스톡옵션의 결합으로 생긴 경영의 부패는 세계경제를 침몰시켰고, 지금도 여전히 그 추악한 이기심은 발동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탐욕을 충족시키는 데 몰두하는 부패한 경영진들.....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사명감도 ( 이전 한국의 경영진들에게는 일정 이런 측면이 있기는 했죠 ), 고용은 반드시 지킨다는 의무감도 ( 과거 일본의 경영진들은 이런 모습이 있었습니다. ) 없이 오직 자가용비행기와 호화스러운 저택을 위해서, 무한한 사치를 위해서, 기업을 활용하는 부패가 너무나 퍼져 있습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이런 모습에 우리 한국의 경영진들은 얼마나 감염되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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