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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핵실험까지 가게 한 대통령

글쓴이 : 룰루 날짜 : 2009-05-26 (화) 15:38 조회 : 1439
10.4선언을 만든 대통령, 북의 핵실험까지 가게 한 대통령 [28] 이정희민주노동당  번호 2607031 | 2009.05.26 IP 61.108.***.35 조회 1149   이 글은 아고라 네티즌과의 활발한 토론을 위해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실에서 참여한 글입니다. |  
북의 2차 핵실험에 대해 민주당은 “충격과 분노”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북에 대한 분노 표시입니다. 모든 언론이 북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합니다. 보수적인 정치인들은 가장 격렬한 표현을 골라내고, 진보적인 정치인들도 예외 없이 유감이라고 한 마디를 붙여야 국민 정서에 맞는다고들 여깁니다.  

 

그러나 저는, 핵실험 소식을 듣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분노했습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진보신당도 북에 분노와 유감을 쏟아내지만, 저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먼저 치밀어 오릅니다.

 

제 분노의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 선언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 치하 1년 6개월 만에, 민주주의도, 서민경제도, 남북관계도 모두 파국으로 치달아갑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데도 경찰차로 둘러싸인 감옥에 들어서야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서울광장을 앞에 두고, 청계광장을 지척에 두고, 전직 대통령은 그 답답한 감옥에서 국민들의 눈물을 만나야 합니다. 그가 임기를 마치기 직전에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10.4 선언은 말라죽어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갈 때 북미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나빴습니다. 북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미국 부시 행정부와 극단의 대결 속에, 2006년, 북은 1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이 조건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4 선언으로 한반도의 평화 설계도를 만들었습니다. 이대로 나아가면 서로 손해 보기 싫어서라도 남북관계를 뒤로 돌릴 수 없을 만큼 촘촘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2008년 6월, 북은 대북정책을 전환한 부시 행정부와 대화로 냉각탑을 폭파했습니다.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전 세계를 앞에 두고 비핵화 퍼포먼스를 벌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화해 분위기가 2차 핵실험으로 바뀌기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무엇을 했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방북을 마치고 도라산역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가서 “개방”이라고 했더니 북쪽 사람들이 경계하더라, 이제 그 말 쓰지 말자”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이 말 한 마디로, 화해를 향한 진심, 차이를 인정하는 열린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대결과 단절, 아집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에서 무지와 무능력은 극에 달했습니다. 남북 최고 지도자들이 서명한 6.15, 10.4 선언을 존중하라는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그간의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비핵개방 3000만 내세웠습니다. 개성공단 확대를 위해 외지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가 필요하다고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요청하는데도, “기숙사 지으면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우려가 있다”고 막았습니다. 올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에 북의 항의로 개성공단이 닫히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도록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을 지도하겠다”고 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 노동자들을 앞에 두고 탐욕적 자본주의의 극단을 드러내는 그 비현실적 감각, 놀라울 뿐입니다. 이대로 가면 남북관계의 실패는 이명박 대통령 최대의 오명으로 남을 것입니다.


제가 이 글 중에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북에 대해 유감이라는 흔한 표현을 쓰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핵무장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북의 정권 전복을 목표로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 동원되는 전쟁연습과 북 서해안 침공훈련, 여기에 북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똑같이 평화파괴행위라고 비판하는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는 입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잘못이니 핵 항공모함 앞일지라도 너라도 먼저 발가벗으라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양보는 있는 쪽에서 먼저 더 많이 하는 것이 형평이고 정의입니다. 그런데 흔히, 없는 쪽이 더 많이 양보하고, 별반 얻어내지도 못합니다. 미국은 BDA 송금 금지를 풀었지만 북은 냉각탑을 폭파했습니다. 누가 더 많이 양보했습니까? 오직, 먼저 양보하지 않은 것이 북의 협상력의 성과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에게 유감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익혀온 형평 관념은 힘의 차이와 문제의 연원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 형평이 아닙니다.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10.4 선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실패라고 판단하는 것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입니다. 자신부터 먼저 마음을 열어 평화로 나아갈 계획을 만들어낸 대통령, 그는 고통 받았지만 죽어서도 “유일한 대통령”으로 사랑받습니다. 무능과 독선으로 개성공단마저 문 닫게 만들 대통령, 그는 떵떵거리고 살아도 죽은 것처럼 엎드려야 합니다. 이 두 대통령의 극단적인 차이를 저는 북의 핵실험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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