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해고통지서를 받던 그날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하얗게 눈이 쌓인날 우체부 아저씨가 건내주던 대우자동차라는 글씨가 써있던 봉투.....
아...... 올것이 왔구나......
정말이지 앞이 캄캄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살까하는 생각에 답답했습니다.
해고통지서를 부여잡고 회사로 달려나가던 남편이 너무나도 안쓰러웠습니다.
그런일이 있은지 벌써 몇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에 남편은 정말이지 힘들게 복직만을 기다려왔습니다.
저또한 복직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살았고, 또 부모님들의 걱정에 매일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주위에 같은 정리해고자들이 하나둘씩 복직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은 자책을 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투쟁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 죄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복직된 분들에 대한 말을 하면서...
\"그 사람은 정말 복직 된게 다행이야... 많이 힘들었었거든...\"
이렇게 말하며 눈이 흔들리는 남편....
정말이지 어떻게 해주지 못하는 제가 미웠습니다.
몇년이 지난 이제서야 다시금 복직 이야기가 들려오고...
우리 가족들은 몇번을 실망했지만 다시금 복직할 수 있다는 희망에 들떠 있었습니다.
근데 신규채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실망스럽던지.....
미복직자들이 버젓히 남아있는데 몇년을 고통속에서 지내던 미복직자들은 어떡하라고........
정말 남편의 쳐진 어깨를 보기가 속이 상합니다.
그전처럼 어깨를 힘차게 펴고.....
\"여보, 나 회사 다녀올께.\"
환하게 웃으면서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정말 남편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지 않기를 원합니다.
-남편의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못난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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