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3사의 상황으로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축소된 내수는 각 회사가 빠진 지속 가능성의 위기를 상징한다.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 비중은 2023년 한자릿수로, 지난해엔 5% 아래로 떨어졌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내수 비중이 쪼그라들고 수출 하청기지로 위상이 전락하고 있는 것은 한국지엠뿐 아니라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도 같다”며 “중견3사 중 KG모빌리티는 벗어났지만 나머지 2개 업체는 외투 기업이란 점에서 내수 비중이 지나치게 줄어드는 것은 만일의 상황에 한국에서 철수할 때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R&D를 통해 신차가 꾸준히 나와야 내수가 늘어난다. 하다못해 페이스 리프트(기존 모델 개선)라도 해서 시장에 나와야 하는데 이게 중단돼 있다”며 “이는 내부 혁신 역량을 자꾸 줄인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단순 조립 공장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원장도 “내수를 강조하는 배경은 수출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비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서 내수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최근 자동차 내수 시장도 무너지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 같은 경우는 거의 수출 전략 차종 생산으로 재편되면서 안정성이 철저하게 약화된 어려움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중견3사의 해외 본사와 대주주는 이익을 과도하게 빼가고 있다. 오민규 실장은 “로열티(연구개발비)로 한국지엠은 미국 지엠 본사에 지난해 6,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했다. 생산량 증가에 따라 인건비도 오르긴 했으나 본사가 챙겨가는 로열티 증가율은 인건비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르노코리아 역시 이익이 남는 즉시 프랑스 르노 본사와 일본 닛산·중국 지리(대주주)가 배당과 기술사용료, 부품 판매 등으로 빼가는 구조다. 르노·닛산·지리에 지급되는 비용은 매출 원가 절반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또 “KG모빌리티의 경우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원가율은 올라가고 판매비·관리비 비중이 줄어들면서 기록한 흑자란 점에서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민규 실장은 “내수가 쪼그라들고 본사·대주주의 지나친 수탈은 결국 종합 자동차 회사의 전제 조건인 독립적 R&D 역량 상실로 이어졌다”며 “(중견3사는) 기후 위기와 미래차 대응, 소프트웨어 대응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