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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대우자동차판매사장을 보니...동정심 보다는 파렴치한?

글쓴이 : 찌라시 신문 날짜 : 2010-04-07 (수) 14:14 조회 : 4140
백척간두에서 살길 찾는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쌍용차와 송도개발이 회생 기반

‘대우그룹 마지막 적자’로 불리는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 사장은 요즘 대우그룹 공중분해 때보다 더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00년 사장 취임 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한때 초호황기를 누렸던 영광스런 과거도 다 날아가버렸다. 지난 3월 9일 GM대우가 대우자판에 더 이상 GM대우차를 공급하지 않겠다며 ‘판매상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대우자판은 다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지난해 대우자판의 총 매출액은 2조6517억원. 이 중 GM대우차를 팔아 올린 매출액이 1조2825억원으로 48%가 넘는다. 단순계산상 올해 1조원가량의 매출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돼버렸다. 대우자판은 ‘매출액 비중은 크지만 수익구조가 취약했던 분야로 영업수지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실제 지난해 GM대우차 판매로 인한 영업이익률은 -1.4%였다. 차를 팔아 돈을 벌긴커녕 적자였다는 의미다. 덩치는 줄더라도 적자사업부가 없어진 만큼 이익 측면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애써 태연한 척이지만 ‘적자사업부 하나 정리했다’는 정도로 가벼이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건설부문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지난해 대우자판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도 건설부문 전망이 좋지 않다. 회사의 양대 축 중 하나인 건설부문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축인 자동차판매까지 ‘백척간두’ 상황에 몰리면서 대우자판은 말 그대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

사실 이번 계약 해지는 이미 예고돼왔던 상황이다. 2008년부터 ‘GM대우가 시보레로 이름을 바꾸고 그 과정에서 대우자판과 결별할 것’이란 요지의 괴문서도 나돌던 터였다.

GM대우가 지난해 중반 ‘지역 총판제도’를 들고 나왔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분위기였다.

지역 총판제도는 그동안 대우자판이 독점했던 GM대우차 판매권을 지역별로 다른 총판사가 관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 총 8개 지역 중 4곳만 대우자판이 맡고, 나머지 4곳은 새로운 딜러에게 준다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이에 따라 대한모터스, 삼화모터스, 아주모터스가 새로운 딜러로 선정됐다. 크게 반발했던 대우자판은 그러나 지난해 말 결국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 2010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2년 기한 계약서를 새로 썼다.

지난해 영업손실 470억원

새로운 계약서에는 단순히 지역 총판제와 관련된 내용만 추가된 게 아니다. 여러 가지로 조건이 나빠졌다. 예전엔 상상조차 못 할 불리한 조항도 부지기수였다. 예를 들어 ‘30일 후납(물건을 받은 후 30일 뒤에 대금 결제)’이던 결제 조건 조항이 ‘20일 후납’으로 바뀌었다. ‘결제일로부터 3일을 넘길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단서까지 붙었다. 계약 해지 단서를 달았다는 것은 꼬투리만 잡히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뿐인가. 지역 총판제 도입과 함께 물류업체를 새로 지정했다. 그동안 GM대우차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면서 물류도 함께 책임졌던 대우자판의 물류시스템은 한순간에 용도폐기됐다.

업계에서는 이때부터 GM대우와 대우자판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결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팽배했다. 당사자인 대우자판만 ‘적어도 2011년 말까지는 아무 일 없을 것’이라며 느긋한 모양새였다.

전후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앉아서 목이 조여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절박하게 살 길을 찾아나선 만큼 나름 성과가 나오고 있기는 하다.

3월 23일에 이뤄진 쌍용자동차와의 판매 계약이 대표적이다. 대우자판과 쌍용차는 체어맨W, 체어맨H, 로디우스 등 3종에 대해 비독점적 판매 계약을 맺는다는 MOU에 서명했다. 비독점적이라는 것은 대우자판만 3종의 차를 팔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존 쌍용차 딜러들과 함께 대우차도 해당 차량들을 팔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지견열 경영재무기획실장은 3월 24일 열린 주총에서 “쌍용차와의 MOU로 잃어버린 매출액의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물론 곧이곧대로 들을 수는 없다. 대우자판 한 관계자는 “솔직히 70%는 무리고, 30%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나 본다”고 설명한다.

30%도 만만치 않다. 현재 대우차 소속 직영점과 대리점은 모두 147개. 이 중 3분의 1이 정리되고 100개가량 남는다고 가정하자. 100개 대리점이 연간 100대씩 팔면 총 1만대다. (실제 대우자판 내부에서도 올해 쌍용차를 1만대가량 판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3개 차량의 평균 단가는 3000만원. 3000억원 정도 매출액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도 그저 계산일 뿐이다. 쌍용차에 대한 고객신뢰가 무너질대로 무너진 상황에서 유통채널의 힘만으로 1만대가 과연 팔릴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어쨌든 대우자판은 3개 차종뿐 아니라 향후 쌍용차 전 라인을 팔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르노삼성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쌍용차와 중저가 수입차를 한곳에서 파는 ‘멀티매장’을 통한 바람몰이도 구상 중이다. 이 외에 건설부문에서는 가장 현실성 있는 ‘송도프로젝트’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생각이다.

동시에 GM대우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3월 17일 대우자판은 GM대우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부당한 거래 거절’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다시 거래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대우자판의 현재 공식 입장은 ‘GM대우와 이혼했다, 재결합은 없다’는 것. 대신 받아내야 할 위자료는 철저하게 계산해 받겠다는 심산이다.

공정위 제소·손해배상소송 검토 중

공정위 제소와 별도로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간다는 전제 아래 피해액을 산정 중이다. 개인이 가게 하나를 팔아도 권리금을 받는 판에, 대리점 조직이 통째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으니 영업권 보상을 반드시 받아야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대우자판은 “GM대우가 ‘대리점이 일정 규모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거는 바람에 600개 대리점 조직을 280개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총 2300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한편 사면초가 와중에서 ‘살길을 찾아 헤매는’ 이 사장에게는 동정의 눈길 대신 잘못된 판단과 더 나아가 경영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대우자판은 자기 제품 없이 남의 제품을 가져다 파는 판매전문회사다. 제품 생산자가 물건을 안 주겠다고 하면 팔 게 없어져버리는, 근본적으로 매우 취약한 구조다.

‘이안’ 브랜드를 내세워 건설부문을 키운 것도 결국 자기 상품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일이다. 때문에 한창 자금 사정이 좋았던 2000년대 초에 더욱 자기 제품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대우자판 내부에서도 “영안모자에 대우버스를, 타타자동차에 대우트럭을 넘겨주지 말고 대우자판이 가져왔어야 한다. 그도 아니면 쌍용자동차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사왔어야 했다. 당시 대우자판엔 그 회사들을 가져올 만한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었다. 그렇게 했으면 오늘날 이렇게 생사기로에 몰리진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퍼져 있다.

이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도 ‘오판’ 의혹을 받는다. ‘설마’로 일관하면서 GM대우에 계약 해지 꼬투리를 제공한 잘못이 있다는 얘기다.

이번 계약 해지는 도의상 문제일 뿐, 법적으로는 별다른 하자가 없다. 대우자판이 결제일 3일째까지 차량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4일째 되는 날 GM대우가 ‘계약 해지’ 통보를 보냈다. 계약 해지 단서를 단 것은 언제든 계약 해지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경고였음에도 간과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게다가 3월 9일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나서도 믿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여전히 ‘한국적 상도의상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후문. “2000억원짜리 부동산 담보를 잡고 있으면서, 겨우 114억원 대금 결제를 단 하루 늦었다고 바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 거래해온 파트너에게 예의가 아니다(2002년부터 거래)”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도 결국 ‘상도의에 기댄 항의’의 또 다른 변주곡이다.

그러나 GM대우는 그날로 실제 계약 해지를 진행해버렸고, 대우자판은 풍비박산이 났다.

이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 대우자판 주가도 춤을 춘다. 올 1월 초 1만원을 넘었던 대우자판 주가는 3월 23일 한때 4400원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쌍용차와의 새로운 계약이 발표되면서 약간 올라 3월 25일 현재는 46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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