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들이 운다”
2006년 새해 들어 ‘평택미군기지 강제수탈 반대’를 외치며 팽성대책위 주민들이 트렉터를 몰고 전국 순회에 나섰다. 1월3일~1월13일, 열흘 동안 부여, 군산, 부안, 나주, 광주, 남원, 광양, 마산, 부산, 경주, 왜관, 대전, 평택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에 나섰다. 군산 미군폭격장 직도 이전 백지화와 민군기지 확장 반대, 부안 해창 갯벌 새만금공사 중단촉구, 광주 패트리어트 여단 철수 촉구, 광양 미군기지 이전 반대 등 각 지역에서 미군(기지)에 반대하는 공동기자회견도 개최하고 있다. 저녁에는 촛불행사와 간담회도 열고 있다.
작년 11월 “평화유랑단 평화바람”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강제수용예정지인 대추리 주민 28명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들이 운다」(리북)는 책을 펴냈다. 88세의 조선례 할머니로부터 43세의 신종원씨에 이르기까지 미군부대 바로 곁에서 한과 서러움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의 얘기를 가감 없이 고스란히 담았다. 일제시대 일본군기지에서 한국전쟁 때부터 미군기지로 확장되고 이제 다시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이 확정되면서 이곳 사람들의 한과 서러움은 분노와 저항으로 바뀌었다. 2년에 걸친 촛불시위와 수많은 집회와 농성투쟁에서 아랑곳없이 한국정부는 토지강제수용령을 발동하여 주민들을 강제로 내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전에 동의하지 않는 주민들의 논과 집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하여 법원에 공탁한 뒤 밀어붙일 태세다. 개발 또는 이전지역이 그렇듯이 주변 땅값은 이미 폭등하였고 고시가격만 받고 쫓겨나는 사람들은 너무나 큰 토지가격의 차이 때문에 대토(代土)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특히 이곳에서 오랫동안 소작농으로 연명해 온 사람들은 지주들이 땅 값 보상을 받을 뿐 자신들은 쥐꼬리만한 이전 보상비만으로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바다를 막아 옥토를 일군 이곳 땅을 한국군도 아닌 외국군대인 미군에게 내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대를 이어 미군기지에 밀려나고 전투기와 헬기소리에 제대로 된 생활조차 하지 못했던 이곳 사람들의 분노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뿌리 깊다.
인터뷰에 응한 28명의 목소리를 소개한다.
“꼭 뺏어야 하나 그래? 두 번씩? 아이그, 너무도 야속허지”
“두 주먹 쥐고 산다는 데 우린 네 주먹을 쥐었어요.”
“3대 여건이 맞아야 장수 보람을 느낀다고 봐”
“아이, 고생이야, 사니라고 고생했지 뭐”
“폭탄 쌓아놓고 실어다가 이북에다 막 쏟아 붓는 거지 뭐여”
“죽으나 사나 여기서 살다 죽어야지, 미군만 안 들온다먼은”
“이거 해가면 대통령한테 들어가는 겨?” “대를 이어서 농사짓게 핼려고 농사 시작했는데”
“부엌데기들은 반을 굶다시피 한거여, 남자들 거두느라고”
“본인의 의사도 관계없이 저희끼리 하는 게 어딨어 세상에”
“짐승이고 뭐고 싹 밀어 버리는 겨, 우린 떠날 수밖에”
“애들은 고생 안시키려고 무지하게 노력했었지?” “우리는 죽어도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어요.”
“여기서 평생을 살다가 뼈를 묻을라고”
“이 고통은 누가 책임을 져야 되나 모르겠어요.”
“장롱을 이 만큼 꺼내서 그 뒤에 여자애들만 숨어 있었어”
“댐으로 인해 갖고 수몰로 일차적으로 고향을 잃었는데”
“해나마나, 해도 안나오는 걸 뭐 혀”
“동네합의가 딱 떨어져서 강아지까지 합의가 다 됐는데”
“미군한테 수십조 주면서 군사기지 맨들겠다니 절대 못준다.”
“비행기 소리에 첫아기가 태어난 지 3일 만에 죽었어”
“용산이고 평택이고 오산이고 다 가야해요.”
“나는 돌맹이로 만들어진 사람이야”
“돛대 도자 머리두자를 써가지고”(도두리)
“일곱집 살았다고 해서 일곱집메여”
“주민분들의 애절한, 절절한 뜻 받들어”
평택 미군기지는 평택 팽성 대추리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전 세계 미군기지 재편(GPR)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전쟁준비다. 평택-군산-광주-제주-대만-일본-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대 중국 포위 전략이다. 다른 한편 북한에 대한 공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미 육군의 후방배치와 공, 해군의 전진배치다. 지구상에서 중동의 이라크전쟁과 동아시아에서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미군의 재배치다. 이것은 늙고 병든 팽성 대추리 주민들의 한 많은 마무리 투쟁이 아니라 미군기지 반대투쟁의 시작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대추리 주민들의 트랙터가 열흘 동안 전국을 일주한다. 동아시아나 한반도 전쟁은 들판만 울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 사는 모든 민중들이 울 수밖에 없다. 전국 순회 투쟁단이 각 지역을 순회할 때 함께 투쟁에 결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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