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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씨, 출소를 환영할 수만은 없어 유감입니다
배일수재로 구속됐던 강승규 민주노총 전 수석부위원장이 엊그제 출소했습니다. 한때 노동운동의 동지였던 만큼 출소를 반겨야 하겠지만 그럴 상황이 못 돼 유감입니다. 강 씨는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형량으로 택시조합 이사장과 나란히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를 용서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하루아침에 ‘비리노총’의 오명을 씌우고, 민주노총 역사에서 더 할 수 없는 치욕을 안겨준 강 씨가 출소했다는 소식은 잠시나마 잊고 있던 당시의 충격을 떠오르게 합니다.
강 씨는 4기 임원에 당선되기 전부터 줄곧, 그리고 사건이 드러나기 직전까지도 택시사업주한테서 돈을 받고 있었습니다. 노동자에게 희망이 되고, 그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민주노총의 핵심지도자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리를 저지른 것입니다.
“수뢰자금 조직 관리에 썼다”니…
강 씨가 석방된 25일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받은 돈 가운데 상당액을 조직의 관리 및 활성화를 위해 사용했고, 오랜 기간 노동자 근로조건 향상에 힘써온 점을 감안해 보면 원심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는 보도입니다.
이는 그 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어서 상당히 의아스럽게 합니다. 사건 당시 언론보도는 강 씨가 받은 돈으로 장인의 빚을 갚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석 달 사이에 범죄사실이 바뀌었으니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재판진행 과정에서 진술이 바뀌었든, 아니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든 최종적으로 이런 판결이 나왔다면 그 내역이 상세히 공개돼야 마땅합니다. 강 씨가 관리하고, 활성화했다는 조직은 또 어디를 말하는지, 혹여 이것이 ‘위원장 선거에 나가니 경비를 지원해달라고 했다’는 당시의 일부 보도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닌 지 등이 명백히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민주노총 안팎에서는 돈 사용처와 관련해 이러저런 의혹이 떠돌고 있는 형편입니다. 의혹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강 씨 스스로 사실을 명백히 밝히기를 바랍니다.
무슨 명분으로 ‘혁신’을 말하나
4기 집행부는 그 동안 강 씨 사건이 개인비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고, 기호2번 조준호 후보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비리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민주노총 조합원은 법원의 판결과 알려진 내용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정확히 알 권리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 나선 세 후보진영이 공통적으로 ‘혁신’을 주장하고 있고, 이는 비리문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문제가 그리 복잡한 건 아닌 듯합니다. 우리는 한 마디로 강승규 씨가 대표로 있는 활동가조직은 혁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혁신의 주체로 나서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우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비리를 저지른 강승규 대표를 스스로 엄히 문책해야 합니다. 둘째, 조직의 대표가 비리를 저지른 데 대해 석고대죄라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도 조합원 대중이 용서할 때까지는 자숙하고, 자중해야 합니다.
먼저 진심어린 반성을
그러나 이들이 강 씨를 문책하고, 진심으로 속죄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습니다. 그런 이들이 혁신을 들고 나오는 건 백보를 양보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들이 설령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 한들 어떤 조합원이 이들의 혁신사업을 믿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
비리책임을 공유하는 세력의 진심어린 반성이 없는 한 강승규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