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이 좋아서일까.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자동차 사장(59)의 표정은 밝고 여유가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르노삼성차가 확연히 달라졌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GM대우차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던 건 옛날 얘기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10.8%로 출범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GM대우를 제치고 현대기아차에 이어 업계 3위다. 연간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부산공장은 가동률 한계선에 다다랐을 만큼 바삐 돌아간다. 지난 4월 뉴SM5는 7400대를 팔아 동급 경쟁차인 현대 쏘나타를 뒤쫓았다. ‘신차효과 3개월’이라는 정설을 깨고 지난해 7월 선보인 뉴SM3는 여전히 한 달은 기다려야 살 수 있다. 뉴SM3와 뉴SM5의 인기가 높습니다. 성과가 꽤 좋았을 것 같은데요. 한국시장은 경쟁이 심합니다. 뉴SM3는 뉴아반떼, 뉴SM5는 YF쏘나타, K5와 치열하게 맞붙었습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어요. 올해 4월 저희는 내수시장 1만5471대, 수출 8512대 등 총 2만3983대를 판매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가까이 늘었습니다. 현대차의 위협적인 대항마로 성장했다고 봅니다. 뉴SM5의 경우 택시를 빼면 동급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만한 단계에 올라섰지요. 준중형과 중형, 대형차 중 특히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시장이 있나요. 한국에선 가격이나 크기로 세그멘테이션(시장 세분화)을 하곤 합니다만, 고객 요구사항이 다양해지면서 시장도 더욱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같은 시장에서도 모델별로 천차만별이고요. 수입차들이 한국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시장이 더욱 다양해지고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희도 어느 시장에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을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동차 성능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합니다. 그러면서도 소형차 등으로의 라인업 확장을 고민합니다. 현재 가격대로 보면 전체 시장의 75% 선까지 넓혔는데 모든 시장을 커버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다양화하겠습니다.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은 “한국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효용이 높은 차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은 가격의 차를 고르는 소비자는 실용성을 먼저 따지는데, 한국 소비자는 세련된 멋까지 요구한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그는 품질과 비용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데 공을 들이겠다고 했다. 충분히 매력적인 차를 만들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뉴SM7 모델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 내년 여름쯤 출시할 계획인데 역시 경쟁이 치열한 차종입니다. SM5급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줄 겁니다. 경쟁차와도 차별화시키고요. 생각하고 있는 키워드는 편안하면서도(comfortable) 역동적인(dynamic) 드라이빙입니다. 구체적으로 기존 모델보다 차체는 커졌고, 복합적이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이 될 겁니다. 뉴SM3나 뉴SM5처럼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 확신합니다. 르노삼성차가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기를 원합니까. 그렇지 않아도 2년 전부터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다시 정립해나가고 있어요. 외부로 공표한 것은 아닙니다만, 내부적으로는 믿을 만한 회사가 되자는 차원에서 신뢰를 강조합니다. 유럽에선 계약관계를 중시하지만 아시아에선 신뢰가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신뢰를 잃어버리면 브랜드가 추락하는 건 한순간이더군요.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뛰어나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아울러 르노그룹의 일원이면서도 국내 생산차라는 독특한 강점을 살려, 세련됨과 안정성을 주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는데 향후 10년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에 한국에서 잘 성장해왔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숨고르기 시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당장 미래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시장의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에 잘 따라가는 회사가 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소형·중형·대형차와 같은 분류가 10년 뒤에도 지속될지 알 수 없지요. 또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고, 고령화사회가 된다는 점도 자동차업계에 변화를 줄 겁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최고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만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품질에 관해서라면 위르띠제 사장은 양보가 없다. 지난 2006년 취임 이후 4년 동안 부산행 비행기에 오른 회수만 300번이 넘는다. 이처럼 부산공장을 들락날락했던 이유도 현장에서 품질을 챙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부임 직후부터 자사 연구원이나 품질 담당자들과 토론을 즐기기로 유명하다. 삼성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시는 거지요. 향후 10년간 삼성 브랜드를 사용합니다. 효과를 따져보면 명쾌한 결론입니다. 글로벌시장은 물론 한국시장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는 대단합니다. 저희가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 수준의 제품력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되지요. 삼성으로서도 자동차산업에 발을 담그는 데 이점이 있지요. 실제로 삼성이 내비게이션이나 텔레매틱스를 개발할 때, 2차전지를 연구할 때도 도움이 되겠지요. 전기차 시판 계획이 궁금합니다. 2012년 뉴SM3에 기반을 두고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근거리 이동이 많고, 인프라가 괜찮고,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에서 닛산의 전기차모델이 생산 첫해 다 팔렸는데요, 전기차의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전기차가 모든 차량을 대체하지는 않겠지요.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는 시장에서 한 영역을 구축하리라 봅니다. 르노삼성 브랜드로 수출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르노닛산얼라이언스에선 르노삼성차의 약진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강력한 경쟁업체인 현대차와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나, 르노와 삼성 간의 합작 성공모델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프랑스(르노), 일본(닛산), 한국(르노삼성차)의 조직과 기술을 고르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요. 저희는 내수와 수출 비중을 50 대 50으로 가져가려 합니다. 제가 부임하기 전인 2005년엔 고작 3600여대를 수출했어요. 올해는 1분기만 지난해 판매량의 40%를 국외에서 팔았는데요, 수출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겁니다. 그의 경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로간’ 프로젝트다. 르노그룹이 신흥시장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개발한 소형차로, 99년부터 6년간 이 프로젝트를 책임졌다. 소득이 낮은 나라를 겨냥한 6000달러 이하의 차로 대성공을 거뒀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2005년 프랑스 산업지 ‘뤼진 누벨’에서 ‘올해의 엔지니어상’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끝내며 르노가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M&A에 쓸 현금이 있다면 신차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