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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때 노동자 입증부담 덜어준다(펌)

글쓴이 : 경향신문 날짜 : 2011-12-21 (수) 14:24 조회 : 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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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노동부, 뇌심혈관계 질환 등 현장조사 권한 강화
ㆍ노동계 “산재 불승인율 낮추기엔 턱없이 부족”

산업재해 승인율이 너무 낮아 논란이 돼온 뇌심혈관계·근골격계 질환 등의 업무상 질병 판정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이 나왔다.

고용노동부가 20일 발표한 개선안은 산업재해 현장조사를 강화하고 질병판정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담았다. 그러나 노동계는 “기본적인 개선조치에 불과할 뿐 해마다 치솟는 산재 불승인율을 낮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먼저 개선방안은 근로복지공단의 재해 현장조사 권한을 강화해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덜었다. 그동안은 업무인력 부족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비율이 18% 안팎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서류상으로만 심사를 했다는 의미다. 그나마 이뤄진 현장조사도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경북지역의 한 섬유회사에서 8년간 매일 모두 700㎏이 넘는 물품을 날라온 김모씨는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입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공단 관계자가 현장조사에서 찍어온 사진에는 전동 카트와 리프트로 물품을 운반하는 장면만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조사단은 사업주가 보여준 대로만 보고 왔을 뿐 동료 노동자의 진술조차 듣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는 근골격계·뇌심혈관계 질환 등의 재해 신청의 경우 의무적으로 현장조사를 하도록 했다. 또 동료 근로자의 확인서 등 현장조사 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료 목록도 구체적으로 적시된다. 사업주가 제출한 허위 자료를 근거로 판정이 내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주와 노동자의 주장이 다를 때는 사업주가 제출한 자료를 노동자에게 보여주도록 했다.

개선안은 질병을 근골격계와 뇌심혈관계, 내과 질환으로 세분하고 분야별로 구성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 7명 중 2명 이상을 산업의학 전문의로 두도록 했다.

그동안은 해당 분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심사해 ‘전문성 없는 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세민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심지어 안과 전문의가 근골격계 질환이나 직업성 암을 심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마다 치솟고 있는 업무상 질병재해 불승인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산재 입증의 책임을 산재 피해자에게 지우고 있는 현행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석면이나 각종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후 오랜 잠복기를 거쳐 암이나 백혈병에 걸린 사람에게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제도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무상 질병재해 불승인율은 2008년 55.5%에서 2011년 9월 현재 63.9%로 치솟았다. 외국의 산재 인정은 한국보다 훨씬 관대하다. 업무와 연관 있는 사고·질병이라고 피해자가 신청하면 피해자가 이를 입증하기보다는 근로복지공단이 산재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식이다.

한국노총은 “객관적인 잣대도 없이 그때그때 다른 질병 인정기준을 적용하는 질병판정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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