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대중적 인기를 모은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51)이 26일 수인(囚人)이 됐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22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이날 오후 1시1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선 정 전 의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판도라의 상자가 다시 열렸다. 진실을 밝히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내 입을 막고 진실을 가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주장한 진실은 이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에 승복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승복할 수 없다. 이 법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 민주통합당에서 정확히 지적하고 샅샅이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에서 신분확인 절차를 밟은 뒤 서울구치소에 입감됐다. 검찰은 당초 지난 22일과 23일 두 차례 출석을 통보했으나 정 전 의원은 모친이 입원해 신변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날 오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향후 10년간 피선거권도 상실했다.
BBK 주가조작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된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사진 오른쪽 차량 안)이 검찰에 출석한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정 전 의원의 말을 듣고 있다. |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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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쯤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 삼거리에서는 정 전 의원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주최로 ‘정봉주 전 의원 입감 송별식’이 열렸다. 주최 측 추산 2500여명(경찰 추산 800여명)의 지지자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IN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모습을 나타냈다. 명진 스님, 민주통합당 정동영·박영선·천정배·이석현 의원과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 등 야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날아라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기다리겠습니다!’ ‘사람은 가둘 수 있어도 진실은 구속되지 않습니다’ 등이 적힌 풍선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빨강 목도리나 외투를 착용한 20~30대가 많았다. 주최 측은 “오늘의 드레스코드를 ‘레드’로 정했다. 빨강은 분노한 우리의 심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이 단상으로 오르자 지지자들은 “사랑해 정봉주” “기다릴께” “가지 마” 등을 외쳤다. 고등학생 정건화군(18)과 문세린양(16)은 “누가 봐도 죄가 아닌데 권력을 쥔 사람들이 죄를 만들었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검찰 출석 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 차례는 거짓이 구속될 것”이라며 “감옥에서도 ‘쫄지 않고’ 정권 탈환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원혜영 공동대표(60)는 “BBK 의혹을 가장 먼저, 가장 강력하게 제기한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인데 정 전 의원만 차디찬 감옥에 갇혀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다”고 했다. 또 당내에 ‘정봉주 구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법무장관 출신 천정배 의원을 임명했다.
회의가 끝난 뒤 정 전 의원은 “교도소에 쥐가 많아. 고양이가 없어서. 내가 가서 고양이 역할을 할 거야” 라며 웃었다. 하지만 마지막엔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한국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 온 인사가 투옥됐다”며 정봉주 사건을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유죄판결은 한국 내 언론 자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며 “한국은 명예훼손을 형법으로 다루고 있으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입증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