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서울시 “6월부터 과태료”… 법조계 “위헌 가능성”
서울 서초구는 12일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대로 구간을 보행 중 금연거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어기면 6월부터 과태료를 물릴 계획이다. 길거리에 금연구역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에서는 보행 중 흡연을 원천 금지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길거리 금연은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 이미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초구는 이날 “간접흡연 피해가 큰 강남대로와 양재역 주변 등 2곳을 금연거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금연도로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9번 출구~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6번 출구까지 강남대로 934m 구간과 지하철 3호선 양재역 12번 출구~엘타워 앞까지 450m 구간이다.
서초구는 “강남대로의 하루 유동인구는 11만3600여명에 달한다”면서 “강남대로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워낙 많은 데다 인근에 학교와 아파트가 있어 평소 주민들로부터 담배 관련 민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IFRAME style="WIDTH: 100%; HEIGHT: 40px" id=lumieyes noResize marginHeight=0 src="http://p.lumieyes.com/frm2.asp?domain=news.khan.co.kr&url=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122149265&code=950201" frameBorder=0 marginWidth=0 scrolling=no></IFRAME>
서울시의회도 보도·보행자 전용도로를 금연구역에 포함시키는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 개정안을 이달 중 심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광화문·청계광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14년까지 도시공원·버스정류소·학교정화구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분분했다.
이날 강남대로에 쇼핑을 나온 배모씨(28·회사원)는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면 뒷사람이 연기를 맡을 수밖에 없고, 심지어 담뱃재가 날아와 옷에 묻을 때도 있다”면서 찬성했다. 김승재씨(38·회사원)는 “나도 흡연자지만 담배연기로 피해를 주기 싫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싶지만 참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모씨(28·자영업)는 “별도의 흡연구역 지정도 없이 무조건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했다. 길모씨(24·대학생)도 “야외이기 때문에 간접흡연이 그렇게 심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세금까지 물어가면서 담배를 사서 피우는데 이번 조치는 심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의견도 갈린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04년 공공장소에서 담배연기를 거부할 권리(혐연권)와 담배를 피울 권리(흡연권)를 두고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길거리 금연구역 지정은 흡연자의 권리를 과잉 침해한다는 면에서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두 기본권이 충돌할 때 비록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에 있더라도 헌법 해석상 한쪽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게 아니라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연지역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대로변 전체를 지정한 것은 과도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면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며 “흡연구역 보장이 없고 뒷골목으로 흡연자들이 몰릴 경우 그 주변 상인들이 더 큰 간접피해를 입는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도 “두 기본권이 충돌할 때 우위에 있는 것이 절대적인 게 아니고 열위에 있다고 해서 ‘0’으로 제한하는 것은 어렵다”며 “길거리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흡연권이라는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조치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례에 따라 권한을 위임받은 자치구의 결정에 법률적 문제가 없는 데다 ‘혐연권’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상 별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헌의 소지가 있거나 헌재 결정이 뒤집힐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흡연자에 대한 배려의 문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