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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에 팔린 국내기업 ‘하청공장’ 전락
[파이낸셜뉴스] 2007년 04월 10일(화) 오후 05:36 가 가| 이메일| 프린트
다국적 기업에 경영권이 넘어간 국내 기업들이 외국업체의 단순 ‘하청 공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활발히 이뤄지던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기능이 외국기업에 인수·합병된 이후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외국기업들이 경영권을 인수한 국내 기업의 인프라를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보다는 생산공장 형태로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인수에 나서는 외국기업에 대해 일정한 R&D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특허청에 따르면 GM대우의 경우 지난 2002년 경영권이 대우에서 GM으로 넘어간 뒤 2004년까지 3년 동안 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총 67건에 그쳤으며 미국에 출원한 건수도 12건에 불과하다.
지난 93년부터 98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대우자동차의 연평균 국내 출원 건수가 5900여건에 달하던 것에 비하면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삼성자동차도 인수합병 전인 98년 935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나 2000년 9월 르노에 인수된 뒤에는 2004년까지 4년3개월 동안 총 23건을 출원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을 인수한 외국기업들의 특허 출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존 회사의 인프라를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보다는 생산공장 또는 국내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 박규호 교수는 “자동차 분야뿐만 아니라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연구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면서 “외국기업들이 연구개발 성과를 기업 비밀화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내기업의 인프라를 생산기지로만 활용하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첨단 업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점차 후발 국가들이 잠식해가고 있는 자동차산업뿐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산업에서도 연구개발 부문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경제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중국 비오이그룹에 인수된 현대전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문인 현대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는 98∼2002년 말 연평균 223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나 인수 시점인 지난 2003부터 2005년까지는 26%가 줄어든 166건을 출원했다. 미국내 출원 건수도 미국 출원을 시작한 99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15건이었던데 비해 2003∼2005년에는 36% 감소한 9.6건에 머물렀다. 국내 기업들이 닦아놓은 연구개발 성과만을 받아들인 뒤 신기술 창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는 적극성을 띠지 않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근 교수는 “외국기업의 국내 업체 인수는 기업이 문을 닫지 않고 생산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연구개발 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국가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GM대우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연구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면서 경쟁적으로 특허를 출원했다”며 “하지만 회사가 위기를 겪으면서 인센티브 등이 사라져 결과적으로 출원 건수도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국내 기업들의 외국기업 생산 공장화가 가속화하면 국가 R&D 기반이 급속히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대기업의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고급 인력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나아가 ‘두뇌 유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특허청 관계자는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연구개발 역량이 뒤처지는 우리 산업구조에서 대기업의 R&D 기능이 마비된다면 R&D 인력의 해외유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국기업들이 국내 기업을 인수할 때 일정한 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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