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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 그 한국자동차 보면 피눈물 난다"<한국일보펌>

글쓴이 : 부평 날짜 : 2012-03-21 (수) 19:04 조회 : 4496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203/h2012032111340721500.htm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한미 FTA가 시기상조인 이유는 아직까지 한국과 미국의 경제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선진국과 후진국이 자유무역을 하면 후진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기존에 강한 기업들이 있는데 새 기업이 클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그나마 강하다는 제조업도 생산성이 미국의 50%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1960년대에 한미FTA를 체결했다면 삼성그룹 역시 지금처럼 큰 기업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1960년대에 미국과 FTA를 했다고 생각해보자. 삼성은 아직도 양복재와 설탕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있겠는가? 현대, 아직도 길 닦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소득과 생산성이 미국과 유럽의 80∼90%가 되면 한미 FTA가 경제발전의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교수는 한미FTA를 폐기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미국은 속이 좁은 나라다. 한미FTA를 폐기하면 얼마나 해코지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한미FTA의 역효과가 너무 커지면 어느 시점에서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그만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몇 달 전에 비준해놓고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미FTA를 폐기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 따르는 비용이 엄청날 것이다"라고 했다.

장 교수는 "(한미FTA 때문에) 앞으로 5, 10년 지나면 엄청난 희생자가 나올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앞날이 좀 어둡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미FTA의 폐해를 줄이는 대안으로 그는 하루빨리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한미FTA로 인해) 나라 전체가 이익을 본다고 생각 안 하지만, 설사 나라 전체가 이익을 본다고 해도 한미 FTA 때문에 피해 본 농민들이 삼성에 '반도체 많이 팔아서 돈 많이 벌었으니까 우리에게 보상금을 달라'고 하면 주겠는가?"라고 물으며 "복지제도를 잘 만들면 그 과정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을 일부분이라도 골고루 보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날 방송에서 장 교수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재벌개혁 방안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재벌체제를 아예 없어서 100개의 대기업으로 바꾸자는 일부 정당의 주장은 되레 경제민주화에 반한다면서 "주식시장을 통해 압박해 재벌이 깨져 (다른 기업에) 넘어가면 그걸 갖는 사람들이 결국 누구인가. (삼성전자가 깨지면) 외국계 돈, 말하자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보다 돈이 더 많은 애플이나 미국과 영국의 사모펀드가 삼성전자를 사게 돼 있다. 그게 과연 우리한테 좋은 거냐"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길을 다니면 피눈물이 난다"면서 재벌 해체의 폐해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대우자동차를 꼽았다. 장 교수는 "GM이 대우자동차를 헐값에 사서 대우가 만들어놓은 라세티 같은 차를 가져다 영국에서 시보레 딱지를 붙여서 팔고 있다. 그런 걸 모르는 사람은 '아, 시보레인가 보다'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눈물이 나는 얘기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해서 만들어놓은 차인데…. GM이 망하기 전에 유일하게 계속해서 돈을 번 곳이 한국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재벌총수 일가가 밉다고 계속 그들을 압박하면 당장은 기분이 좋을 수 있겠지만 한국경제는 20∼30년 고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재벌경영의 폐해를 없애려면 국민 연기금이 참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벌총수 집안의 지분을 안정시켜주고 그 대가로 복지와 투자 증대를 이끌어내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하준 "FTA는 이혼도 못하는 결혼"


"FTA(자유무역협정)는 이혼도 못하는 결혼이다."

장하준(48)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가 한미 FTA에 대해 "지금이라도 비준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며 강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장 교수는 7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9세기엔 20년짜리 조약도 있었지만 지금 FTA는 영원히 맺는 조약"이라며 "20~30년 기다려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의 85~90% 수준이 됐을 때 보상책 같은 것도 제대로 만들어 놓고 하면 더 좋은 효과들이 많을 텐데, 지금 성급하게 해 일을 그르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이미 이행법안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한국이 비준을 거부하면 국제 신인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미국이야말로 그런 국제조약을 의회에서 인준해 주지 않아 파기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나라"라며 "체면 차린다고 비준했다가 나라의 앞길이 안 좋아진다면 도중에 안 하겠다고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장 교수는 선진국들과의 FTA 체결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든 유럽연합(EU)이든,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너무 높은 나라들과 FTA를 맺어버리면 결국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는 데 손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개방을 하면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자동차, 조선, 전자 등에선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2배 수준에 달한 나라들과 자유무역을 통해 1대1 경쟁을 할 경우 우리가 개발하지 못한 첨단산업들은 결국 개발을 영원히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1960~70년대 미국이나 일본, 유럽과 FTA를 맺었다면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를 개발할 수 있었겠느냐"는 게 그의 반문이다.

장 교수는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거센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 능력을 제약할 수 있게 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한국ㆍ미국 정부 모두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ISD가 지엽적인 문제인 만큼 여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한층 더 근본적인 문제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FTA를 맺지 않으면 국제 사회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양국 간 FTA는 순수한 자유무역 이론 입장에서도 맞지 않는데, 우리나라가 나서서 국제 다자간 질서를 먼저 흐리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가령 미국과 FTA를 맺어 미국 쇠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면 호주 쇠고기를 차별하는 셈이고, EU와의 FTA로 독일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입하면 일본 차를 차별하는 꼴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2011년 11월 8일자 한국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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