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10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 회사 직원들이 부산공장에서 자동차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 제공
다음달 1일 창립 12주년을 앞둔
르노삼성자동차가 10일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출범 이후 첫 구조조정이어서 임직원들은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국내 자동차업체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한국GM에 이어 두 번째다. 경영난에 빠진
닛산의 사령탑을 맡아 과감한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으로 ‘코스트 킬러(cost-killer)’ ‘코스트 커터(cost-cutter)’라는 별명을 얻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의 ‘작품’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경쟁에 탈락한 업체들의 구조조정과 현대·기아자동차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위기를 맞고 있다.
◆르노삼성 “생존 위한 고육책”
르노삼성의 구조조정 대상은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이다. 르노삼성에는 R&D 및 디자인 부문에 1000여명, 생산직 3000여명, 사무직 1500여명 등 총 5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30%가량을 감원한다는 게 회사 측 방침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전체 임직원 중 1000~1500명가량을 내보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며 “희망퇴직 신청 인원이 적으면 부서 통폐합 등 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곤 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곤 회장은 르노삼성을 살리기 위해 17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투자 조건의 ‘조직 슬림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영환 르노삼성 홍보팀장은 “곤 회장이 발표한 닛산 로그의 국내 생산이나 내년 하반기 소형 CUV 신차 출시는 장기적인 플랜”이라며 “판매 급감으로 기업의 생존과 재도약을 위해 인력 감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국GM도 지난달까지 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최중혁 신한
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르노삼성과 한국GM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유럽발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차 출시와 함께 인력 감축 등 비용절감 노력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파업 ‘몸살’현대·
기아자동차는 여름 휴가 이후 사흘째 부분파업이 이어지면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부분파업과 잔업, 특근 거부로 총 2만3600여대를 생산하지 못했다. 손실액은 4846억원으로 추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지난 8일과 9일 3시간에 이어 10일에도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이날 4시간 부분파업으로 차량 3974대, 813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차지부도 이날 파업에 동참하면서 광주
공장은 1200여대, 196억원의 감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집계됐다.
재고량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신형 싼타페 등 인기
모델의 출고가 4만대 이상 밀려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평소 1만5000대~1만8000대 수준의 재고량이 이달 말 1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GM도 부분파업으로 9일까지 총 9100대를 생산하지 못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파업이 계속되면 북미와 유럽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