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사라지나? '시보레'로 교체…내수신장 '불투명'
[뉴시스] 2010년 01월 14일(목) 오전 07:01 가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뉴시스】정병준 기자 = 최근 시보레로 브랜드 교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GM대우의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2일(현지시간)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GM대우의 브랜드를 시보레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GM대우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수년 전부터 연구해 왔으며 그 결과를 본 후 1분기 중에 발표하겠다"고 브랜드 교체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GM대우가 브랜드 교체를 고려하는 이유는 최근 많은 GM대우 차량 소유자들이 대우 마크를 떼고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만약 시보레로 브랜드 교체가 결정되면 옛 대우자동차에 대한 흔적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더욱이 GM 임원진들이 브랜드 통일성 및 한국 시장 강화를 위해 시보레로의 브랜드 전격 교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브랜드 교체에 대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GM대우가 개발한 글로벌 차량은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시보레'로 판매되고 있다. 지금까지 GM대우는 국내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대우' 브랜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우'를 떼버리고 '시보레'로 브랜드 교체를 강행했을 경우, 과연 기대이상의 내수 신장이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역시 관건은 '시보레'라는 브랜드가 교체 비용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냐는 점이다. 브랜드 교체 및 새 브랜드 홍보에는 수천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GM대우 로고를 시보레 마크로 바꾸는 것이 개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인지 시보레 브랜드를 선호해서 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GM대우에서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차를 시판하게 될 경우, GM대우는 시보레에 브랜드 사용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부담도 따르게 된다"며 브랜드 교체 후 나타날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에 GM대우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만약 브랜드 교체 결정이 난다면 추후 시보레 측과 협의를 통해 로열티에 대한 부분을 조율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일각에서는 브랜드 전격 교체가 이뤄진다 해도 미국차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국내 시장에서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도 있다.
또 GM대우에서 검토 중인 시보레와의 병행 판매 방안도 라보, 다마스와 같은 차종은 GM대우를 유지하고 판매율이 높은 차종에 대해서는 시보레로의 변경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로 인해 GM대우도 브랜드 교체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결정된 것은 없다"며 "가정을 말하고 싶지 않아 1분기라는 한도를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론 추이를 좀 더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리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GM대우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브랜드 교체 외에도 브랜드 유지, 시보레 브랜드와 GM대우 브랜드 병행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GM대우 내에서는 찬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GM대우 관계자는 "시보레로의 브랜드 변경 부분은 GM인수 당시에도 대우가 망한 회사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에 거론됐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회사 내에서는 지금까지 회사 상황이 좋아지지 않았으니 이제는 브랜드 교체가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카몬 사장은 이날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최소한 10% 이상으로 가져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GM대우의 내수 점유율은 8%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내수시장 확대와 함께 '브랜드 교체 카드'를 꺼내 놓고 고심에 빠져있는 GM대우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