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임단투가 끝났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활동의 회의감도 든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활동해 왔는가하는 의문이 커진다. 그 옛날 대우차에는 민주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민주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든게 86,87민주화투쟁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민주라는 단어는 대우차 활동가들에게 있어 짐이 되었다. 정확히 2001년 정리해고투쟁이후 부터 그랬다. 원칙에 따라 정리해고투쟁을 한 사람들은 민주가 됐고, 정리해고투쟁을 어떤식으로든 회피한 사람들은 어용이 됐다. 그리고 복직한 정리해고자들의 원상회복을 소홀히 하거나 푸대접하는 사람들은 또 어용 취급을 받았다. 대부분 정리해고투쟁에 눈감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비정규직투쟁을 눈감았던 사람들이 어용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사무직의 투쟁을 눈감았던 사람들이 어용취급을 받았다. 투쟁엔 희생이 따르고 불이익이 따른다. 그 희생과 불이익이 두려워 투쟁해야 할 때 투쟁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용취급받는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 자기 잘못을 합리화하고 결국은 자신보다 원칙을 지켜 투쟁한 사람들을 매도하고 짓밟아야만 자기가 살아남는다는 것을 터득한 사람들로 가득차고 있었다. 지엠대우가 그랬고 한국지엠이 그랬다. 적어도 대우차시절엔 그런 패륜은 없었다.
옛날에도 활동판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변절하거나 사적인 이유로 떠나는 게 보통이었다. 단정지을순 없다. 적어도 활동이나 운동에 염증과 환멸을 느껴 활동판을 떠나는 사람은 특별히 회자되지 않는다. 그러나 2001년 이후엔 꽤 쓸만(?)하다고 인정받던 사람들이 활동판을 많이 떠났다. 아니 지금도 어쩜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조직활동의 편협함이나, 조합원대중의 보수화, 제조직들의 활동성상실 등은 그나마 이 공장안에서 민주,진보적 사고방식을 갖는 사람들로 하여금 활동의 회의를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활동판을 등지게 한다.
오늘 2차 잠정한이 가결되고 지회에 비해 부평공장의 낮은 가결율을 길가다 잠시 얘기하는 과정에서 모 활동가는 반문했다. "부평공장 조합원들 중에 깨끗한 노동조합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조합원들은 그런것에 관심없습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듣는 나도 그말이 꼭 틀린것 같지 않았다. 실제로 비정규직인 본인 자식의 정규직화 청탁이 씨가 안먹히자 "현장에서 이 집행부를 빙신이라고 한다. 지들만 깨끗한 척 하니까"라는 소릴 들었다. 노조할당 등급차를 현장에주는 것도 되레 나무라는 사람도 있었다. 물이 맑으면 고기가 없는 법이라며 적당히 사쿠라짓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임단투가 길어지자 정년을 앞둔 선배들은 기본급,성과급,연속2교대? 사무직문제? 그런것 다 필요없다며 자기들의 정년연장만 고집했다. 후배들의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었다. 그러면서 민기집행부를 까는걸로 막말을 마무리했다. 자기집행부때 잠정안 총회직권상정했던 사람들이 이 집행부를 비난하고, 자기집행부때 호봉하나, 단돈 천원으로 재교섭마무리했던 사람들이 이 집행부를 몰아부치고, 무파업했던 사람들이 이 집행부 까고... ...
다 좋다.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 사람마음 다른거니까. 하지만 정도껏 해야 한다. 최소한 과거와 비교 해서, 자기들 행위들과 비교해서 성토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주간연속2교제 시행확정을 "그 때가서 회사가 거부하면 어쩔건데?"라며 물고 늘어진다. 엄연히 합의된 연월차철폐가 문제라하고,파업일수따지며 성과급이 적다고 한다. 대체 우리 조합원이 요구하는 임단투의 최대치는 어디까지인가. 왜 유독 이 집행부에 거는 기대가 크고 바라는 게 더 많고 불만도 더 많은 것일까? 사무지회와의 통합때문으로 돌리기엔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너무 많다. 과연 부평공장에 많은 제조직이 모여있고 민추위가 그들의 정적이기 때문인 것인가? 그들은 집행전 작년에야 결성된지 3년밖에 안된 민추위가 매년마다 부결투쟁으로 집행부를 괴롭혔다고 모함까지 하고 있다. 그들의 맹목성은 정원투도 민노회도 자노회도 현장에서 민주라고 이름달았던 그 모든 민주파는 모두 민추위로 싸잡는 비이성적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그렇게 따지면 현동회, 자민투는 어디나왔고 전노회, 함성은 처음부터 단일 조직이었는가? 왜 이렇듯 막가파식으로 타조직을 매도하는가.
한때 민주파라는 조직에 임원 활동했던 사람이 이 집행부를 "회사가 만들어준 어용 집행부다"라고 큰소리 쳤다. 그리고 2차부결도 장담했다. 그 이유라는 것도 가관이지만... ...도대체 우리는 뭘 믿고, 뭣에 의지하며 활동을 해야 하는가. 노래패를 하면 무슨조직의 노래패로 싸잡고, 풍물패를 하면 또 마찬가지 이유로 지원을 안하는 우리의 활동가들. 민주혐오증에라도 걸렸는지 민주를 표방하면 가짜민주라고 싸잡는 활동가들. 비정규직 그렇게 어렵게 싸울때 구경만 하더니 이제와선 비정규직처우에 날선 비판을 가하는 활동가들... ....
정말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은 도덕적인 노동조합을 원하지 않는 걸까? 정말 한국지엠지부 조합원들은 2차 잠정안이 개떡같다고 생각하는 걸까? 정말 민기집행부는 2차부결을 맞아도 쌀 만큼 조합원에게 큰 죄를 졌는가? 정말 이 곳엔 민주따위는 발길에 차이는 돌만큼 가치가 없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인가. 과연 여기서 활동할 가치가 있는가?
이 모든 의문과 물음에 답할 사람은 또 게시판을 난도질하는 해적들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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