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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기업노조가 교섭대표권을 확보한 지 채 한달도 안된 9월 26일 단체협약을 크게 후퇴시킨 임단협 노사 잠정합의를 했다. 회사와 이 노조는 합의안을 가지고 9월 2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찬반투표를 한다고 발표했다. 소속이 다른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에게는 투표권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한진중공업지회는 이번 잠정합의를 ‘어용합의’라고 규정짓고 “금속노조를 말살하고 노동자들을 회사의 노예로 만드는 회사의 기획작품”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지회는 “어용노조는 4년간의 임금인상안으로 기본급 15%라는 파격적인 인상안을 받아들이고 열사들의 목숨으로 지켜왔던 단체협약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금속노조 지회와 교섭하는 내내 시간끌기로 일관했고, 2012년 9월 교섭기간이 1년이 지났다며 어용노조로 교섭대표노조를 변경했다. 그리고 교섭 한 달만에 합의에 이른 것이다.
이번에 합의한 단협은 ‘경조사비 개선’을 제외하고 모두 기존 단협보다 후퇴한 내용이다. 회사는 이미 어용노조가 생기기 전인 2009년부터 △징계위 노사 동수 삭제 △휴일 축소 △산재보상 축소 △의료비 지원 축소 △연장근무 40시간 수당 삭제 등 8개 조항의 개악을 요구해왔다. 이번 합의에서 어용노조는 연장근무 수당 삭제 내용을 제외한 내용을 모두 받아들였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리해고 합의 당시 손해배상 158억원 문제는 임단협에서 별도로 논의하기로 했으나 이 부분에 대해 논의가 됐는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회는 특히 ‘징계위 노사동수’ 조항을 삭제하고 ‘노조 임원 3명이 참고인으로 참석하여 변론할 수 있다’고 개악한 조항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회는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구성은 지난 2003년 구조조정 투쟁으로 김주익, 곽재규 열사가 산화하는 등 무분별하게 진행된 징계를 바로 잡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번 개악으로 노조활동이나 회사에 반항하는 자에 대해 징계를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또한 이번 합의에서 영도조선소 전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회사 정상화 문제에 대해서 ‘수주에 노력한다, 휴업자의 조기 현업복귀에 노력한다’는 내용 뿐이다. 지부는 “지회가 지난 6월7일부터 천막농성을 진행하며 요구해왔던 5대 요구(영도조선소 정상화, 158억 손배소 철회 및 민주노조 말살정책, 단협해지 철회, 성실교섭 촉구, 1차휴업 종료 및 업무복귀 약속이행)은 이번 합의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어용노조는 심지어 ‘무파업선언’까지 합의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지켜야할 노동조합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지부와 지회는 이번 합의 문제점을 밝히며 회사에 △영도조선소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 △어용노조를 앞세운 민주적인 금속노조 말살 행위 중단 △158억원 손해배상소송 즉각 철회 △잠정합의안에 대해 금속노조 조합원의 투표권 박탈 및 교섭내용 전달 묵살하는 불법행위 중단 △복직대기자 93명의 복직시한인 11월10일 이전에 복직에 대한 구체적인 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