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차와 정부·민간단체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실태조사와 함께 정규직 전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9대 대선의 쟁점인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현대의 불법파견 문제로 상징되는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31일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한 좌담회를 열었다.
박태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대법원 판결조차 외면하는 현대차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재벌의 모습”이라며 “현대차는 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물증”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병승씨(38)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결정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최씨의 복직을 명령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행정소송으로 버티며 최씨의 직접 고용을 회피하고 있다. 최씨는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보름째 송전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 교수는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법으로 “대법원 판례에 맞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신규 채용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파견돼 일한 기간 동안 차별받은 임금을 지급하고 근속연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해 노사가 함께 고용노동부와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불법파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불법파견 노동자 규모부터 밝힐 것을 제안했다.
은수미 의원(민주통합당)은 최근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직접 생산공정에서 일하는 현대차의 사내하청 노동자 규모는 7000여명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날 “현대차가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이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가 불법파견 판결 후에도 사내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사내하도급 형태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파견법뿐 아니라 근로기준법에서 중간착취를 금지한 규정에 위배된다고 봤다. 현대차가 실질적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 생산기술과 시설을 갖추지 못한 사내하청 업체가 인력만 채용해 현대차에 싼값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현대차는 고의·악의적으로 불법파견을 현재도 실행 중”이라며 “사정당국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현행범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언론에 ‘사내하청 참고자료’라는 제목의 문건을 배포했다. 현대차는 “불법파견인지 아닌지는 노동위원회나 사법기관에서 판결이 엇갈린다”며 정식 정규직 전환은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2월 대법원 판결 이후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충남지노위는 8개 업체 145명을 불법파견으로 인정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는 6개 업체 109명만 불법파견으로 인정하는 등 노동위원회 판정도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노동위원회는 행정심판 기구에 불과한데 그것을 이유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른 정규직화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