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한 노사 교섭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 양측이 정규직화에 대한 입장변화 없이 원론적 수준의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12일 불법파견 및 정규직화에 관한 특별협의(교섭)에 별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8일 제9차 교섭을 했지만, 상호 간 입장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사측은 교섭에 앞서 철탑농성, 3000여명 비정규직 채용 규모, 하도급근로자 처우 개선, 최병승씨 관련 사안, 해고자 하도급업체 재입사 등을 일괄타결할 것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갑한 울산공장장은 담화문에서 “전 직원의 고용안정과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사내하청 문제로 더 이상 반목과 갈등을 되풀이할 수 없는 만큼 특별협의에서 현실적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또 교섭에서 철탑농성이 특별협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측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노조 측도 원칙론만 고집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협상에서 서로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직·비정규직노조의 입장은 단호하다. 노조는 “사측이 정규직화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노조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전원 정규직화, 비정규직에 대한 고소·고발·징계 등 철회,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금지 등 ‘6대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비정규직노조는 사측이 최병승씨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개인적인 판결로 축소하고, 합법도급을 전제로 한 신규채용 3000명 제안을 고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최병승씨는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이므로 법에 따라 정규직으로 복직하면 되고 별도의 노사합의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노사는 오는 15일 제10차 특별교섭을 할 예정이다. 비정규직노조는 이 교섭에서 사측이 정규직화에 대한 해법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곧 울산·아산·전주 등 현대차 3개 생산공장에서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록 비정규직노조 정책부장은 “지난 10일과 11일 연 조합원 총회에서 교섭과 파업을 병행하면서 투쟁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컸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철탑농성 한 달째를 맞는 오는 17일부터 1박2일 동안 비정규직 노조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참여하는 ‘현대차 포위의 날’ 행사를 열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문제를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사측에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행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