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명의 법학교수들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제조업 직접생산업무에 근로자 파견을 금지하는 대법원 판결과 노동부 판단이 내려졌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지속적인 불법을 저질러왔다는 이유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법학자 35명은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서 사내하청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을 근로자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직접생산공정에 근로자를 파견해 사용하고, 허가받지 않은 파견업체로부터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등 파견근로자보호에대한법률(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승현 방송통신대 교수는 “현대차는 2004년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단과 2010년 현대차의 불법파견행태를 위법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불법 파견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파견근로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는 등 반성 및 시정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대한민국 법원의 사법권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와 국가기관의 권한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권과 법치주의 원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명백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는 울산과 전주, 아산 자동차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차 조립, 생산 작업에 직접 고용한 정규직 근로자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형식상 도급계약을 맺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투입해왔다. 앞서 대법원은 현대차는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배치권, 변경결정권 등을 갖고 직접 지휘하거나 사내하청업체 소속 현장관리인 등을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하는 등 직접 노무지휘를 해왔으며 이들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현대차와 파견관계에 있다고 결론내렸다. 파견법상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서의 근로자 파견은 금지되어 있다.
법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법률과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시키는 재벌총수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법치주의는 훼손되고, 법 앞의 평등을 무력화되고 있다”며 “법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법치주의와 법 앞의 평등이 형해화되고, 자본의 힘이 법 위에 군림하는 지금의 사태를 방관할 수 없어, 법치주의와 사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8년간 현대차가 이같은 위법행위를 저질러온 데 대해 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지시 또는 묵인이 없다면 위법행위가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정 회장에 대한 고발 배경을 밝혔다. 교수들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 총수이자 재벌가의 일원인 피고발인의 위법행위를 계속 방치한다면 금력에 의하여 법이 무력화되는 것이 현실로 받아들여질 것이며 법치주의는 공공연히 무시되고, 공정한 경제질서와 경제민주화 역시 요원해질 것이란 데 뜻을 모았다.
교수들은 또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표 고발인으로 나선 한상희 교수는 “지난 2004년 고용노동부가 현대차의 사업장을 감독하여 사내도급업체를 불법파견으로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2006년 적법도급으로 판단하고 불기소했으며,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위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2010년에는 근로자법 위반의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한 기소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그 동안의 비리와 부정으로 검찰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제는 거악에 당당히 맞서 법과 정의를 드러내놓고 무시하는 자본권력을 제대로 응징하고 처벌함으로서 아직도 이 나라에 법과 정의가 존재함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