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에 대해 문재인을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야권을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은 문재인이 이길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주변 지인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믿음이 컸던 사람들일수록 충격은 더 큰 것 같다. 반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사람들은 충격이 덜한 것 같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멘붕'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충격에 빠졌다. 멘붕 치유를 위해서는 현 사태에 대한 냉철한 원인 분석이 큰 도움이 된다. 원인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미련을 가질 것도 없어지고, 다음의 도약을 위한 준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스스로가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런 노력이 없었다. 어떤 노력들을 말하는가? 법륜스님은 지난 12월 5일자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3가지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패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잘 짚고 넘어가야 '멘붕'에 빠지지 않고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 법륜스님의 조언 1 |
"민주당 내 비노(非盧·비노무현) 그룹으로 분류되는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김두관 등과 힘을 합해야 한다. 계파를 넘어서서 완전히 통합해야 한다." (12월5일 시사저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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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역전하기 위해서는 중간층의 마음을 끌어와야 했다. 중간층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문재인은 사실 허수아비고, 그 뒤에 친노들이 다 권력을 잡고 있는데, 꼬라지를 5년 동안이나 어떻게 보나!' 이렇게 다들 걱정하고 싫어했다. 이것이 중간층의 생각이었다. 민주당을 장악한 친노 인사들은 기득권을 탁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었다.
중간층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후보가 마음에 썩 들었던 건 아니었다. 이게 더 싫으냐 저게 더 싫으냐의 문제였다. 누가 더 좋으냐의 문제는 아니었다. 둘 다 싫은데 어느 후보가 더 싫으냐의 문제였다. 어떤 사람은 박근혜 후보가 더 싫어서 문재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친노'가 더 싫어서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이 있었다. 중간층에 있는 이 사람들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 것이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에 첫째 이걸 해줘야 했었다.
| 법륜스님 조언 2 |
"양당에 실망한 국민의 요구가 '안풍'이라는 정치적 현상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을 민주당이 안 받아들이면 결국 진다. 현 정부의 수많은 실정에도 민주당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안풍으로 힘을 실어주었는데도 4·11 총선에서 졌다. 국민 여망을 민주당이 못 받았다는 겸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정권을 잡으려고만 하지 마라. '안철수 현상'을 통해 나타난 것을 과감하게 수용해야 한다. 안철수 개인을 데려오고, 안 데려오고의 문제가 아니다." (12월5일 시사저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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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실정을 많이 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조금만 잘 했으면 국민의 지지는 민주당으로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안철수에게 국민의 지지가 옮겨갔을까? 이걸 뼈저리게 반성했다면 "국민의 여망을 저희 민주당이 그동안 다 수용 못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이렇게 나왔어야 했다. 4.11총선 때 이미 다 실패를 경험해 놓고선 그 실패를 또 반복했다.
| 법륜스님의 조언 3 |
"보수를 좀 껴안아주어야 한다. 윤여준 전 장관(현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위원장) 같은 사람이 있으니, 허수아비처럼 두지 말고 중책을 맡겨야 한다. 보수 쪽에서도 새누리당으로 안 간 사람들을 과감하게 수용하며 외연을 확대한다면 승리도 가능할 것이다." (12월5일 시사저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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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보수적인 사람들을 참여 시키겠다 했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민주당은 그 누구도, 당 조차도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하는 내용을 의원 총회에서 통과를 시켰어야 했다. 어느 국회의원 한 사람이 말로만 선언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대통령의 지나친 권력 집중을 분산시키겠다,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고 했어야 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양당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정동영 의원이 주장했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여서 지역 구도를 완화시키고,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고, 필요하면 헌법 개정도 하겠다고 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 임기도 1년 단축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는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MBC 노조원들, 쌍용차 가족들의 '절규'를 진심으로 생각했다면...정권교체를 바랬던 MBC 노조원들의 그 눈물을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쌍용자동차 가족들의 피눈물을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강정마을 사람들의 절규를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그렇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움켜쥐고 버텨서는 안 될 일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았더라면 안철수도 더 흔쾌히 손을 잡아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고 자만했던 것 같다. 투표 전 일주일 동안의 유세 내용이나 인터뷰를 보면 '이긴다'는 단어가 수차례 쏟아져 나왔다. 진다고 생각해야 다급해져서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했을 텐데, 그걸 안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안 내려놓았던 것이다. 끝까지 안 내려놓고 버텼다.
그러니 이런 사정을 안다면 너무 충격을 받을 것도 없다.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지지 안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박 후보를 지지한 51%의 국민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건 현실을 잘 모르는 소리다. 민주당은 법륜스님이 조언한 이 3가지를 안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너무 좌절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진보의 현실이었다.
한꺼번에 개선할 수가 없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통일의 주체세력이 없다. 때문에 지금의 젊은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를 뛰어 넘는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그룹이 등장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이런 아픔의 현장을 목격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리더 그룹으로 성장해 와야 한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응을 해야 한다. 흐지부지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로 책임 공방을 하며 싸울 때가 아니다. 광화문 앞에 나와서 국민들한테 잘못했다고 말하고 지금이라도 힘을 합쳐서 예산 통과될 것 중에서 막을 건 막고 협력할 건 협력해야 한다. 모두가 손을 잡고 힘을 합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내가 한 자리 해보겠다' 이런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이렇게 강도 높은 대응을 해도 국민들이 용서해 줄까 말까 하는데, 자기들끼리 책임전가 하고 다음 당권을 누가 잡을지 물밑 작업을 하고 있으면 안 된다.
거듭 말하지만 너무 '멘붕'에 빠지지 마시라.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자각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새로운 시대를 열 수가 없다. 누가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 길 밖에 없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만이 대안이다.
덧붙여, 대선이 끝나고 다시 법륜스님을 만나는 힐링의 시간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번 대선에서 전국을 누비며 국민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선사했던 오마이TV '대선올레'가 오늘 24일(월) 12시~1시30분 광화문에서 힐링올레를 생중계하고, 이어서 2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힐링 즉문즉설을 생중계한다. 아직도 힐링이 필요하신 분은 법륜스님의 이야기 들으며 미완의 힐링을 말끔히 종결 짓고, 기쁜 성탄 전야를 보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