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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옆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중인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 최병승씨 |
해고 8년째…불법파견 판정뒤 처음
83일 항의 최씨 “대표소송 낸 것”
‘고공농성 막으려는 꼼수’ 지적도
현대자동차가 불법파견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울산공장 송전철탑에서 83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37)씨에 대해 해고된 지 8년 만에 정규직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 그러나 최씨는 “너무나 일하고 싶다. 하지만 농성을 중단하고 나 혼자 정규직으로 일을 할 수는 없다”며, 대법원이 판단한 대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대차는 7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최씨를 오는 9일부로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한다”고 인사 명령을 냈다. 최씨의 정규직 발령은 현대차에서 불법파견에 따라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첫 사례다.
고용노동부는 2004년 현대차 사내하청 생산공정 모두를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했고, 최씨는 2005년 2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하청업체에서 해고된 뒤 노동위원회에 현대차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차를 최씨의 사용자로 볼 수 없다”며 각하 판정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최종적으로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차 사내하청의 경우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2년 이상 파견노동을 했으면 원청에 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옛 파견법 조항에 따라 최씨는 이미 2004년부터 현대차 직원이 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10개월 동안 최씨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다가, 고공농성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에야 인사 발령을 낸 것이다.
최씨가 그토록 원하던 정규직 전환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뭘까? 그는 “지금 혼자 정규직 전환을 받아들이면, 수년간의 소송과 철탑농성을 거쳐서야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나와 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5년 당시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많았지만 소송 비용이 부족해 내가 대표소송에 나선 것이다. 대법원은 나 혼자가 아니라 현대차 생산공정을 불법파견이라고 봤다. 노사가 교섭으로 불법파견 문제 등을 한꺼번에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땅을 밟을 수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은 채, 사내하청 노동자 7700명 중 3500명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씨의 정규직 발령에 대해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불법파견 투쟁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최씨가 일을 하려면 고공농성을 중단해야 하고, 고공농성을 계속하게 되면 ‘무단 결근’으로 해고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현대차는 이날 자료를 내어 “더 이상의 추가적인 고용절차상의 연기는 안 된다. (최씨의) 근로 제공이 없으면 고용계약관계 유지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해고를 경고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씨가 인사발령 뒤 출근하지 않는다고 바로 징계해고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연·월차 휴가로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장기간 출근을 하지 않으면 그때 가서 대책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울산/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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