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ㆍ지역 결합 속 지도부 세워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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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
민주노총 지도부 선출이 무산된 원인으로 정파를 지목하는데 이는 지엽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노총이 대중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뽑는 대의원이 각 사업장에서 어떻게 선출되는지를 보면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출할 대의원 수를 산별연맹으로 다시 지역지부로 지회로 할당하는데 이건 폭탄 돌리기다.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선출되는 게 지금의 민주노총 대의원이다. 그렇다보니 정파적 이해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입되면 회의가 유회되고 투표가 무산되는 구조로 가는 것이다.
대중적 긴장감뿐만 아니라 전략적 긴장감도 무너졌다. 민주노총은 산별노조와 노동자정치세력화라는 양날개론의 진두지휘자로서의 자기역할을 수행해 왔다. 2011년과 2012년을 거치면서 정치세력화는 바닥이 드러났고, 산별노조 역시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별다른 전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창립 이후 15년간 지켜왔던 전략적 과제가 상실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억지로 민주노총 지도부를 세워내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지도부를 선출한들 '실패'라는 예정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산별연맹 비대위 체계로 가면서 직선제를 추진하는 게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산별연맹의 지역조직과 지역본부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자생력을 갖고 지역운동을 주도한다면 어떨까.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억지로 지도부를 세워서 관성적으로 가느니, 긴 안목으로 지역에서부터 민주노총을 세워나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