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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치에 반기문 움직인다 (유엔 사무총장)

글쓴이 : 한국일보 날짜 : 2013-04-08 (월) 03:29 조회 : 2209

중 외교부장에 6일 협조 전화…11일엔 오바마와 회동
유엔 특사 검토 가능성…청와대 “섣부른 대화 않겠다”

최악의 위기에 빠진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반면에 한국과 미국, 중국 등 관련 국가들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유엔이 중재자로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과 미국 백악관은 5일(현지시각) 오후 동시에 성명을 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두 사람이 양자 회동을 하는 것은 2011년 2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번 만남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은 “광범위한 장기적 국제 현안뿐만 아니라 긴급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백악관도 “시리아 위기를 포함한 핵심 이슈들에 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6일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반도 긴장 완화에 협조를 부탁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반 총장은 “한반도 긴장 국면을 우려 속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긴장 국면이 속히 해결돼 통제 불능의 사태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어떤 상황에서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어느 쪽이건 도발적인 언행을 벌이는 것에 반대하며 중국의 문 앞에서 일이 벌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이렇게 나서는 것은 한·미와 북한 간의 긴장 국면이 5개월째 접어들었지만 대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분쟁 중재 의무가 있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등의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최근 한반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모색해왔다. 그는 지난 2일 유럽의 소국인 안도라에서 “소통 부족으로 악화되고 있는 현 상황이 누구도 원치 않는 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진정돼야 한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어 4일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그는 “핵위협은 게임이 아니다. 매우 심각하다”며 당사국들에 “상황을 진정시키고 대화에 나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5일 평양 주재 각국 외교관들과 함께 유엔 등 국제기구에도 철수를 권고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에는 36명의 유엔 직원이 파견돼 있다.

한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현 정세가) 위기라고 해서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겠다”며 “정부는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증폭해 미국의 특사 또는 중·러의 중재, 한국의 대화 제의 등을 유도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해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워싱턴·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석진환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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