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께 시작될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차기(=23대) 지부장 선거가 현장조직 간 치열한 경쟁 속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노사는 4월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3년 임금교섭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한국지엠지부는 4월 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2013년 임금 인상 요구안을 확정하고 교섭 대표를 뽑았다. 요구안은 ▶기본금 13만 498원(정기ㆍ호봉승급분 제외) 정액 인상 ▶성과급(통상임금 300%+600만원) 지급 ▶T/Cㆍ가족수당 인상 ▶연구ㆍA/S수당 신설 등이다.
올해 임금교섭은 임금뿐 아니라 회사의 미래와 고용,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방안 등 중요한 사안을 다룬다. 사무직의 연봉제 폐지도 핵심 사안이다. 때문에 이번 임금교섭 결과는 교섭이 끝나고 바로 시작할 차기 지부장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한국지엠에는 정치적 성향이나 친분 등으로 묶인 노동자 의견그룹에 해당하는 현장조직이 여럿 있는데, 조직마다 내부 경선 등을 통해 차기 지부장 후보를 선출한다. 올해 23대 지부장 선거는 전직 지부장 또는 지부장 선거 출마자가 대거 출마해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 결과, 현장조직 중 '새벽을 여는 함성(이하 함성)'은 4월 21일 내부 경선을 통해 이성재 전 지부장을 차기 지부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 전 지부장은 19대 지부장을 지냈고 회사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전진하는 노동자회(이하 전노회)'는 지난 3월 정종환씨를 차기 지부장 후보로 선출했다. 전씨는 21대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자주민주투쟁위원회(이하 자민투)'는 늦어도 5월 말까지 차기 지부장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추영호 전 지부장과 정연호씨가 거론된다.
'현장의 소리'는 내부 논의를 거쳐야하지만, 정인상씨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지부장 후보로 몇 차례 출마했다. 이 조직들 외에 '참노동자회' 등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금교섭에 사활 건 현 집행부
민기 현 지부장을 배출한 '민주세력통합추진위원회(이하 민추위)'는 아직까지 차기 지부장 후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 민추위 한 관계자는 "고남권 현 지부 조직실장과 민기 지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만 말했다. 22대 집행부를 책임지고 임금교섭을 앞둔 상황에서 차기 지부장 선거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담된다는 태도다. 고남권 조직실장은 21대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지난번 22대 지부장 선거에서 40대 초반의 민기 지부장의 당선은 한국지엠 노동조합 활동에서 세대교체를 의미했다. 하지만 올해 지부장 선거는 '옛 별들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민추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현장조직 관계자들은 "작년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ㆍ단협) 협상을 시작으로 고용 불안 문제 등에 대해 현 집행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옛 집행부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 집행부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공장별 생산물량 확보 등 현안이 많아, 내부 논의(=민추위의 차기 지부장 후보 등)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한 뒤 "임금협상 자체가 선거운동이다. 우리 집행부는 임금협상 과정이 내부 후보를 선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임금협상만 잘하면, 우리는 누가 출마해도 재신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무직 조합원 표심 최대 변수
차기 지부장 선거에서 최대 이슈는 주간연속2교제에 따른 임금 보전과 고용 불안 문제를 풀 수 있는 공장별 생산물량 확보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주간연속2교대제는 새로운 사안이지만, 생산물량 확보 방안은 지부장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된 조합원들의 관심사다.
아울러 사무지회의 표심이 올해 지부장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 한국지엠지부의 조합원은 1만여명이었다. 그런데 전국금속노조의 '1사 1노조' 원칙에 따라 한국지엠지부에 사무지회가 결합해 조합원은 1만 5000명 정도로 늘었다. 사무직 조합원들의 표심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무직 조합원들이 조직적 투표행위를 보일지는 알 수 없다.
사무지회 소속 한 조합원은 "생산직에 있는 조합원에 비해 조직적 결속력 등은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임ㆍ단협을 시작으로 조합원들이 노사 문제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사무직도 고용 불안 문제와 장기 발전 비전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