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간다고 바뀔것 없다, 다시 싸울 힘 모을 것”
해고자 복직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철탑에 올랐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9일 고공농성을 마무리한다. 지난해 11월20일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앞 송전탑에 오른 지 171일 만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철탑에 남아있는 한상균 전 지부장(51)과 복기성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36)이 내려오기로 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쌍용차 문제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건강상태가 악화돼 더 이상 생명을 담보로 한 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8일 밝혔다.
철탑농성은 당초 한 전 지부장, 복 수석부지회장에 문기주 정비지회장(53)까지 3명이 시작했다. 그러나 문 지회장은 건강이 악화돼 더 이상 농성을 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권유로 지난 3월15일 철탑에서 내려와 현재 두 사람이 남아있다. 이들도 지난 6일 의료진이 철탑에 올라가 건강상태를 확인한 결과 더 이상 농성을 계속할 수 없는 상태로 진단됐다. 복 지회장은 고혈압과 위출혈, 허리통증 등으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한 전 지부장은
식도염 등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송전탑에서 농성 마지막 밤을 보내는 한 전 지부장의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착잡함이 묻어났다. 한 전 지부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하늘에 있다가 땅으로 내려가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며 “한걸음 더 공장으로 가까이 가지 못하고 철탑을 내려가야 한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가량의 고공농성을 돌아보며 “쌍용차 사태는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런데 그 중심에 서야 할 정부와 국회가 해결하려 하지 않고 회사는 최소한의 대화요구도 묵살한 채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연락이 두절된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이 막다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지부장은 철탑에서 내려온 이후의 투쟁계획에 대해 “우리만의 싸움인 줄 알았는데 종교계 등 어느덧 이 사회의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고 있더라. 다시 함께 싸울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송전탑 농성장을 찾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와 대화하고 있는 복기성 부지회장(사진 왼쪽)과 한상균 전 지부장(오른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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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지부는 “철탑농성을 벌인 171일은 국회와 정권의 무능이 폭로되는 과정이었다”며 “철탑에서 내려와도 국정조사 실시,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는 접을 수 없다. 이제 새로운 투쟁으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의지를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지부는 9일 오전 11시 이들이 철탑에서 내려온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쌍용차 사태는 지난해 국회 청문회까지 거치면서 최대 노동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국정조사를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회도 여야협의체를 만들어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진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