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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바라고 “지부장선거에 3000만원 건넸다”

글쓴이 : 처단하자 날짜 : 2013-06-18 (화) 12:44 조회 : 3030

대가 바라고 “지부장선거에 3000만원 건넸다”

한국지엠노조 4년 전 지부장 선거 때 무슨 일이?
“제보, 신뢰성 있었다 … 선거공영제 도입해야”



인천 경제의 20%를 차지한다는 한국지엠(GM)의 최고 경영자는 현재 세르지오 호샤(Sergio Rocha) 사장이다. 지엠의 글로벌생산체계로 인해 한국지엠의 주요 의사 결정은 지엠이 임명한 임원들에 의해 이뤄진다.
지엠이 옛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초창기까지만 해도, 최고의사결정기구에 한국인 임원이 과반수 참여했지만, 현재는 한두 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국지엠의 주요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그는 2년마다 선출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이다. 지부장은 생산직 노동자 1만여명과 사무직 중ㆍ하위직 노동자 5000여명의 명실상부한 대표다. 지부는 노동3권을 바탕으로 회사에 생산물량 확보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께 시작될 23대 지부장 선거전을 앞두고 현장조직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보통 임금 협상이 여름철 휴가를 전후로 타결되는 것을 감안해 현장조직들은 4월부터 물밑경쟁에 돌입했다.

지부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조합원들의 고용과 복지뿐 아니라 회사의 주요 정책에 지부장의 의지가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어떤 지부장이 선출되느냐에 촉각을 세우곤 한다. 심지어는 지부장 선거에서 회사에 우호적인 인물을 회사가 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소문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돌기도 한다.

지부장 후보를 낸 현장조직마다 적지 않은 선거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빌려 갚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아무개씨는 2009년 지부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A씨에게 3000만원을 투자했고, A씨가 지부장에 선출되면 부평과 군산, 창원공장의 식당 운영권을 얻을 수 있거나 차량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고철 등을 싸게 매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사인천>이 취재한 결과, A씨와 친분이 두터운 B씨는 박씨에게 접근해 A씨가 지부장 선거에 출마하면 당선되니, 선거 비용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B씨는 A씨의 선거 홍보물 등을 박씨에게 보여주고, A씨가 회사 경영진과 친분이 두터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B씨는 박씨에게 ‘A씨가 지부장으로 선출되면, 부평과 군산공장 등에서 식당을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거나, 차량 생산에서 나오는 고철 등을 싸게 매입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박씨는 B씨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 박씨는 자신을 포함해 10여명이 이렇게 전달한 돈이 수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7일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저 말고도 몇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 몇 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일이다. 벌써 4년이나 된 일이다. 잊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지부 관계자 C씨도 박씨한테서 이 같은 이야기를 직접 들었지만, 박씨가 고소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건은 확대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C씨는 <시사인천>과의 인터뷰에서 “노조 이름을 팔아 선거자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조합원 상갓집도 가고, 선거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제보가 노조에 몇 차례 접수됐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박씨를 만났다”며 “당시 제보는 상당한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쪽도 유사한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선배들이 어렵게 만든 민주노조 이름을 팔아서 개인의 영달을 꽤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이런 잡음을 없애고 노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조에서 선거공영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의혹과 관련해 A씨는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박씨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번 선거때 특정 현장조직이 악의적으로 이런 소문을 냈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면서 “만약 박씨의 주장이 사실이고, 피해자가 여러명 있다면, 왜 고소·고발이 없었겠냐”고 반박했다.

이어 “지부장선거를 몇 개월 앞두고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진 배경에는 이번 선거에서 나를 죽여 이득을 보려는 세력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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