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사건의 국정 조사를 저지하려는 새누리당과 국정원 등의 시도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집권층이 불법 논란 시비도 개의치 않는 태도를 취하면서 대학가, 종교계 등의 규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 공약으로 '100%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치'를 내걸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입을 바라보는 국민적 기대감이 배신감과 분노로 바뀌는 양상이다.
국정원의 국기를 뒤흔든 불법적 선거 개입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은 이명박 정권 시절에 발생한 일이고 박 대통령도 한 때 국정원의 사찰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어 박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는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박 대통령은 국민적 관심사를 아직까지 외면하고 있다. 박 대통령 자신의 당선과 직결된 국가 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예민한 관심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사회 등의 문제제기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정원 사건이 국민의 법 감정을 결정적으로 자극한 것은 검찰의 사건 처리와 법무장관, 경찰의 말도 되지 않는 태도, 새누리당의 후안무치한 태도 등 광범위한 것이다. 법무장관이 담당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에 제동을 장기간 걸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는 국민을 아연케 만들었다.
헌정 사상 초유의 국기를 문란케 한 중대 범죄인데도 원세훈 전 운장 등 달랑 두 사람만 불구속 기소되었다. 원 전 원장의 지시를 따라 불법을 자행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 검찰은 국정원이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이라며 모두 기소유예 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정원의 불법 선거를 폭로한 내부고발자인 전 국정원 직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의 태도는 불법행위자는 기소유예하면서 면죄부를 주고, 정부 기관의 불법을 신고한 행위를 처벌키로 한 것으로 국민의 법감정에 심각하게 어긋나는 것이었다. 더욱이 국정원은 이명박 정권 기간 동안 치뤄진 선거 대부분에 불법 개입했다면서 그에 대한 수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이 청와대 눈치를 보는 부적절한 태도에 이어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실정법을 위배한다는 논란을 자초하는 행위가 발생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협조를 받아 국정원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야당과 6월 국회 회기 동안 처리하기로 '노력'했다고 합의한 다음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공식 문제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사실을 관련 자료를 국가정보원이 제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기록물 무단 반출 논란을 야기했다. 대통령 기록물은 15년까지 열람과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보호기간이 규정돼 있고, 이를 해제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이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은 NLL 관련 문제 제기 등이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NLL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관련 자료 공개를 거부했는데 박 정권 국정원은 변칙적인 방식으로 그것을 여당에게만 공개한 것이다. 새누리당의 태도는 국회에서의 여야 대립을 촉발시켜 '노력'한다는 시한인 6월 회기가 지나갈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꼼수라는 비판을 조차했고 국정원이 그에 협조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민주당은 자료를 열람한 서상기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정보위원 5명과 남재준 국정원장, 한기범 1차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청와대는 국정원의 태도에 대해 알 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국정원이 대통령 기록물을 여당에게 불투명한 방식으로 공개한 것이 지니는 폭발성에 대해 청와대가 몰랐거나 관심이 없다고 한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국정 수행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 경찰, 새누리당, 국정원 등이 한통속이 되어 움직이는 모습은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차원의 것이라는 목표에 맞춰져 있다. 그것은 이미 상식적인 선을 한참 넘었으며 일부는 불법성 여부 논란도 야기 시켰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 사회 등의 반응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선거에 의해 국민의 정치 대리인이 뽑히기 때문이다. 국정원 사태는 국민의 기본권인 선거권을 실질적으로 유린하고 그에 대한 사실 규명을 국가 기관 등이 훼방하고 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국민의 선거권 행사를 정부 기관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공작해 방해했고 경찰은 그 수사를 훼방했으며 선거 직전에 국민을 오판케 할 목적이 분명하게 보이는 행동으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 드러났다. 검찰의 수사나 사건 처리 태도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좀 더 정확한 사실 규명이 필요한데도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이후 집권한 박근혜 정권 및 집권당이 그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현 집권층의 태도는 국민을 너무 깔본다는 시실이다. 무리수까지 강행하면서 이 고비만 넘기면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식이다. 야당도 무시하고 시민사회와 대학가의 외침은 경찰력으로 깔아뭉개면서,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언론에서 이 사태를 축소 보도하는 식이면 국민적 관심이 약해질 것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대학생과 시민들이 21일 서울 도심에서 이번 사태를 성토하는 집회를 가졌다. 종교계에서도 성명이 발표되었다. 정권 초반에 최초로 등장한 시위와 종교계의 비판은 집권층에 보내는 심각한 경고의미를 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엄청난 부정부패가 속속 드러나면서 그 추악한 속성의 악취가 현 정권에서도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것으로 비춰진다. 이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될 경우 이후의 사태는 가늠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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