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이중임금제'를 도입하자고 노조에 요구했다. 회사측에서는 통상 임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노조는 "개악 안에 대해서는 협의할 수 없다"면서 사측의 요구안을 반려했다.
현대자동차는 노조와의 단체협상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32개 안건을 노조에 요구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차는 요구안에서 새로운 임금 체계를 만들어 올 임·단협을 체결한 이후 입사하는 사원들부터 적용하자고 제시했다.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통상 임금 문제가 없는 새로운 임금 체계를 만들되, 현재 근무하는 사원의 반발을 고려해 신입사원부터 이를적용하자는 것이다. 현대차는 새 임금 체계에 숙련된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의 임금에 차이를 두는 것 등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 싶어한다.
현대차는 또 지난해에 이어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자는 요구도 내놨다. 만 54세 급여를 기준으로 55~57세에는 이와 같은 금액을 지급하고, 58세부터는 임금을 조금씩 깎자는 것이다. 현행 정년인 60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급여가줄어들도록 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 안정도 도모하자는 취지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해외에 공장을 신설할 경우 '노사 공동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던 것을 '협의'하는 것으로 바꾸자고 요구했고, 연·월차 유급휴가를 산정할 때 휴일이나 휴가, 휴업기간에도 출근한 것으로 간주해 하던 것도 개선하자고 했다. '가족계획 시술 때 3일 휴가 인정' 제도의 경우 저출산 시대에 역행하는 제도인 만큼 없애자는 요구도 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안들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노조는 일단 회사측 요구안을 반려했다. 노조 관계자는 "일부 공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내용이 노조원의 희생만 요구하는 것인데 어떻게 협상을 하겠냐"라면서 "안 그래도 현행 임금체계에 현장의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는 늘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협상만 할 뿐 회사의 요구안에 대해서는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면서 "그렇다고 요구안을 밝히지 않을 수도 없어 절차대로 요구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야말로 현대차가 국내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