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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전 대법관 “통상임금, 정부 산정 지침은 구속력 없어…판결 따라야

글쓴이 : 경향신문 날짜 : 2013-07-10 (수) 03:37 조회 : 4892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지성 고문변호사·사진)이 정부의 통상임금 산정 지침은 구속력이 없고 법원 판결에 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통상임금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자가 당초에 노동 대가로 얼마를 정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법원 판례보다 더 포괄적으로 통상임금을 규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관 재직 때 노동법 실무연구회를 발족시킨 그는 국내 최초로 근로기준법 주해서도 펴내 노동법에 정통한 대표적 법조인으로 불린다.

김 전 대법관은 9일 법무법인 지평지성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현행 임금 법제의 문제점과 해결책’ 세미나에서 “통상임금에 대한 판례 법리는 통상임금의 기본원리에 기초를 두고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을 정의하는 규정이 없어 혼란이 야기되고 있으므로 노동자의 능력과 무관하게 지급하기로 한 임금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대법관은 “사용자가 능력이 뛰어나고 성실한 사람으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을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부터 제공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근로 제공의 대가로 미리 정해 놓은 것이 통상임금”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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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법원이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간주하는 데 대해 ‘임금 지급형태에 너무 치중해 판단하려는 경향’이라고 비판하는 시각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김 전 대법관은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 계약을 예로 들었다. 구단주가 앞으로 1년간 팀 선수로 뛰어준다면 연봉으로 얼마를 주겠다고 하는 것이 통상임금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연봉 개념에는 상여금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단, 능력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되는 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 전 대법관은 또 “고용노동부는 따로 ‘통상임금 산정 지침’이라는 제목의 예규를 두고 있지만 행정기관의 내부 지침에 불과해 법규로서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미나 직후 기자와 만나 “행정지침이 판례를 따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면서 “행정예규를 따라서 통상임금을 산정한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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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무송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세미나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단순화해서 주장하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면서 “이면의 실체를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정책관은 통상임금 문제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1~4인 사업장의 경우 전체 급여에서 특수 상여금이 4% 정도에 불과한데 300인 이상 사업장은 23%에 이르는 상황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그만큼 임금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정책관은 “일각에서는 정부가 판례를 따르지 않아 삼권분립에 반한다거나 사용자 편을 든다고 비판하는데 단언코 그렇지는 않다”면서 “통상임금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대안을 내놓기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과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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