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책임있는 사람을
사회학 교수로 임용하는 것은
노동 버리고 자본 편 서는 것”
서울대 사회학과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연구·개발전략기획단장)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에 이어 사회학과 대학원생들과 졸업생들이 반대 성명을 내는 등 학생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황창규씨 초빙교수 임용 반대 사회학과 대학원생 대책위’ 소속 학생과 졸업생 55명은 8일 성명을 내어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 산업재해 피해에 분명한 책임이 있는 황 전 사장의 교수 임용 과정에서 학과 구성원들이 어떤 의견 표명 기회도 갖지 못했다”며 임용 반대 의견을 밝혔다. 또 이들은 “삼성전자 전임 사장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것은 사회학이 노동을 버리고 자본의 편에 서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원생 문병준(26)씨는 “황창규 전 사장이 경영학·전자공학과 교수로 초빙되는 것에는 문제가 없으나 사회학과 교수로 초빙되는 것은 마치 서울대 사회학과가 반도체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기업 쪽 입장에 서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이번 성명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산업재해 노동자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임’ 회원들이 황 전 사장 임용 반대 성명을 낸 바 있고, 사회학과 학부생들도 곧 반대 성명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장은 “학생들의 반발 움직임은 알고 있으나 초빙교수 임용 문제를 두고 학생들과 상의한 전례가 없다. 특별히 재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황 전 사장의 초빙교수 임용 절차는 서울대 본부 인사위원회의 심사만 남은 상태다.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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