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하면서 유럽에 공급되는 쉐보레 차량의 90%를 생산하는 한국GM에 비상이 걸렸다. GM은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점유율이 1%밖에 되지 않고 수익성이 떨어지자 유럽 브랜드 전략을 다시 짜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한다. GM은 어제 호주 법인 홀덴의 2개 공장을 폐쇄하고 한국 생산물량 일부를 호주에 수출하겠다는 추가계획을 내놓긴 했다.
한국GM이 지난해 유럽에 수출한 쉐보레 차량은 18만6000대로 한국GM 연간 전체 생산량(85만대)의 20%에 달한다. 2016년부터 연간 15만대가량의 일감이 줄어든다는 것은 자동차업계로서는 청천벽력이다. 유럽 수출용 쉐보레를 주로 생산하는 군산공장은 감산이 시작되면 현재 4000여 명의 근로자 중 1000여 명이 일자리를 위협받게 된다.
GM 측 댄 애커슨 회장이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통상임금 문제의 해결을 요청했고 지난달 제롬 스톨 르노그룹 최고성과책임자도 "한국의 노동비용은 너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나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했던 "신형 자동차 개발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던 약속은 어디 갔는가. 더욱이 과거 대우자동차가 GM 차를 생산할 때는 가장 수익성이 높았고, 2008년 금융위기로 GM이 어려울 때 한국GM은 가장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줬다. 그런데 이제 비용이 좀 올랐다 해서 중국에는 2016년까지 추가로 4곳에 공장을 지으면서 한국공장은 급격히 줄이겠다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다.
한국GM의 2대주주(17.02%)인 산업은행은 GM 본사에 유럽 판매법인의 실적과 자산ㆍ부채 명세가 담긴 재무회계 자료를 요청하는 등 제동을 걸었는데 좀 더 일찍 움직였어야 했다. 산은은 2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 또한 GM은 저가 쉐보레의 경쟁력이 없다면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활용해 신차종 개발로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