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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물량부족과 공장가동률 저하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물량배정을 거론하며 노조에 무파업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사측은 "원만한 노사관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반면 노동계는 "구조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 노조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호샤 사장 “파업하면 제품 배정에 타격”
4일 노동계에 따르면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28일 사무직 노동자 1천500여명과 진행한 웹채팅에서 회사 주요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호샤 사장은 “신차생산을 위해 지엠 본사와 협의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지엠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경쟁력 제고를 꾸준히 모색해 나가고 안정적인 노사관계, 즉 파업과 생산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엠 본사로부터 계속해서 신차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엠은 지난해 12월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 물량을 2015년까지 완전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쉐보레 유럽시장 판매량의 80%를 담당하는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급격한 물량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예컨대 물량감소로 공장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군산공장은 쉐보레 유럽철수와 맞물려 이달 20일 노사합의로 생산량을 35%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뚜렷한 후속차종 계획도 없다. 군산공장 전략차종인 크루즈의 차세대 차종을 해외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것이 지엠 본사의 방침이다. 한국지엠 생산이 확정된 차세대 스파크도 생산이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공장 생산 중단이 확정됐다가 철회된 소형차 아베오는 2018 에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부평 2공장의 대형차 알페온 단종설까지 나오는 등 한국지엠의 물량부족 사태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호샤 사장이 노조가 파업할 경우 추가적인 물량배정이 없을 것이라는 경고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호샤 사장은 웹채팅 도중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전망하는 질문을 받자 “올해 임단협은 한국지엠의 미래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중대한 비용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만일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향후 생산제조 분야에 큰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파업이 발생하는 경우 향후 제품배정 결정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2012년 4만8천대, 2013년 3만5천대 같은 생산손실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조정 계속 추진될 듯
지엠의 이 같은 입장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지엠은 호주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은 호주공장 폐쇄를 결정해 놓고서도 한국공장 철수설은 부인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최대한 정부 지원과 노동자 양보를 받아 낸 뒤 안 되겠다 싶으면 철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부평 1·2공장 통합도 추진하고 있다. 군산공장에 이어 부평공장에서도 고용불안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수출비중이 낮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형차 중심의 2공장과 주력 수출차종인 소형차를 생산하는 1공장을 합치겠다는 계획이다. 공장 통합시 인력감축이 우려된다.
호샤 사장은 직원들과의 웹채팅에서 부평공장 통합과 관련해 “2공장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부평공장 통합을 통해 경쟁력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회사측이 물량감소와 고용불안을 거론하면서 노조를 압박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타개할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올해 임단협은 원만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7일부터 사무직과 최상급 생산직(공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같은달 말까지였던 희망퇴직 접수기간을 이달 10일까지 연장했다. 희망퇴직 신청인원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