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국정원의 환골탈태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남재준 국정원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남 원장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의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을 '잘못된 관행'으로 표현한 박 대통령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어제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됐다"며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iframe width="200" height="200" id="frm_AD_GISA_PHOTO_LINE" src="http://news.hankooki.com/ad/hk_ad_page_200200_ebay.htm" border="0" frameborder="0" marginwidth="0" marginheight="0" scrolling="no" allowtransparency="true" topmargin="0" leftmargin="0"></iframe>같은 시각 남 원장은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
중국 화교 유가강(유우성) 간첩사건'과 관련해 증거
서류 조작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수사 관행을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남 원장은 "이런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정원장으로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 대통령과 남 원장이 동시에 대국민 사과를 내놓았지만 야권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새정치연합은 대통령의 해임 결단이나 남 원장의 사퇴가 없을 경우 남 원장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대로라면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국정원도 대한민국 최고 수사기관이라는
검찰도 한낱 국정원 3급 직원의 손에 놀아났다는 셈"이라며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이자 '꼬리 자르기'이며 검찰과 국정원 모두에게 좋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수사 결과"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특검
수용과 남 원장 해임의 결단을 내려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면서 "남 원장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남 원장의 대국민 사과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먼저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을 '잘못된 관행'으로 표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말 심각하네. 어떻게 이런 국가기관의 심각한 범죄행위를 잘못된 관행으로
인식하지?"라고 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그렇다면 국정원의 간첩 증거 조작이 관행으로 수없이 있었다는 얘기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 원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시간도 갖지 않고 불과 2분여 만에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간 데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남 원장은
"다량의 무인기에 의해 방공망이 뚫리는 등 한반도 환경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 안보의 중추기관인 국정원이 이렇게 흔들리게 돼 비통한
마음"이라고 밝혔는데, 북한 위협론으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 원장이
대국민 사과문에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을 '유가강(유우성) 간첩사건'이라고 표현한 점도 물의를 빚고 있다. 네티즌들은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이나 '유가강(유우성) 간첩 의혹 사건' 정도로 표현하는 게 옳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