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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눈물의 사과’ 했지만…국정 운영은 역주행박

글쓴이 : 한겨레 날짜 : 2014-05-20 (화) 03:42 조회 : 2391

대통령 ‘눈물의 사과’ 했지만…국정 운영은 역주행박

등록 : 2014.05.19 21:38수정 : 2014.05.1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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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공안 인사
KBS 보도 개입
시국선언 교사 징계 추진
촛불 추모집회 강경 대처

말 따로 행동 따로
사과 진정성 의문 일어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비교적 파격적인 여러 후속 대책들도 제시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최근 행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사과에 이은 후속 대책 등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추진될지 의문이 생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이 단행한 잇따른 친위·공안 인사, <한국방송>(KBS)에 대한 청와대 개입 논란, 청와대 누리집에 시국선언 글을 올린 교사들에 대한 교육부의 징계 추진, 경찰의 촛불집회 엄중 단속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국민대통합에 역행하는 측근 인사나 공안검사 출신 등을 잇따라 청와대 비서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임명·내정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청와대 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린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추진되고 있고, 촛불집회에서 연행된 시민들에 대해서는 “전원 형사처벌” 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이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 증언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지만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 것도 이처럼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최근 행보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담화 도중 “제 잘못”이라며 단상 옆으로 나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또 이번 담화가 질의응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탓에,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나 듣고 싶어하는 내용들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를 운영했던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세모그룹’의 구체적인 부채 규모까지 세세하게 언급하면서도, 정작 세월호 수습 국면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보여줬던 무책임한 태도나 혼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해양경찰청 등 정부 하부기관의 폐해를 언급하면서, 그 조직을 지휘하며 끌어왔던 국정운영 주체로서 청와대의 성찰이나 자기반성도 없었다. “안전행정부에 국가재난대응시스템을 맡겨놓고 이를 방치해왔던 집권 세력의 태만에 대해서는 왜 반성하지 않느냐”(일선 중앙부처 공무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 ‘사람’에 집중하는 정책보다 ‘규제 완화’와 ‘경제 부흥’에 치중해왔던 국정운영 철학과 기조에 대한 반성도 없이 이번엔 ‘관피아’(관료+마피아)를 꾸짖는 모양새다.
이처럼 근본적인 성찰은 부족한 데 반해, ‘해경 해체’ 등을 포함해 10여개의 법안을 개정해야 할 만큼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너무 많은 대책을 쏟아내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퇴색했다. 국정운영 책임자에 걸맞은 진중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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