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 인력감축…'국내 철수' 신호탄?

군산공장 인력 1100명 감축·1교대제 도입 "검토중"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입력 2014.02.02 09:09:33

한국지엠 로고© News1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1교대제로 전환하고 인력 11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인력감축은 없다'고 말하던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철수를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한국지엠 노사는 '제3차 노사협의'를 통해 군산공장 '1교대제' 전환을 보류하고 현행 '주간연속 2교대제'를 지속하기로 잠정합의했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달 23일 군산공장 근무형태를 1교대제로 전환할 것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군산공장이 주력으로 생사하는 준중형차 '크루즈'의 수출이 줄어들어 공장 가동률이 60%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크루즈의 수출대수는 총 9만3113대로 전년대비 35.7% 가량 줄어들었다. 내수판매 역시 13.3% 줄어든 1만8681대에 그쳤다.

또 한국지엠은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크루즈 후속모델(J400) 생산 공장에서 제외됐다. GM은 미국 등 전세계 5개 공장에서만 J400을 생산할 계획이다. 당시 GM측은 군산공장의 생산감축 물량만큼 수출확대로 보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말 GM이 쉐보레 유럽법인을 오는 2015년말까지 철수키로 결정하면서 크루즈, 라세티, 올란도 등 유럽 수출 물량이 줄어들게 됐다. 크루즈의 판매감소와 유럽 수출 물량 감소까지 겹치게 되자 군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26만대에서 현재 14만대 규모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사측은 주간연속 2교대제를 1교대제로 전환하고 인력 1100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연간 생산물량이 10만대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라인속도를 줄여 품질을 높이고 고용을 유지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사측에서 받아들이면 인력감축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인력감축 방안은 미국 GM 본사에서 추진 중인 수익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GM은 2005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쉐보레 유럽법인'을 오는 2015년말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또 GM의 호주 브랜드인 '홀덴'의 공장도 오는 2017년까지 철수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GM의 다음 '철수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GM 측은 한국지엠의 높은 인건비에 부담을 느껴왔고, 생산성이 약화된 마당에 더이상 사업을 진행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GM이 지난해 한국지엠에 5년간 8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GMK 20XX'가 사실상 한국지엠을 '소형·경차 생산기지'로 전락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지엠 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최임범 한국지엠 상임고문은 지난해말 "군산공장의 경우 주간연속 2교대제와 오버타임 근무 등으로 통해 쉐보레 유럽법인의 철수로 인한 생산감축은 없을 것"이라며 "더이상의 생산감축은 없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인력감축이나 1교대제 실시에 대해서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노조와 협의를 거쳐 서로 건설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 측은 쉐보레 유럽법인의 철수로 재무건정성이 좋아지고, 호주 홀덴의 생산분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크루즈 판매량의 감소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졌다. 또 홀덴 생산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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