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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바닥 기어 찾아갔지만… 여야, 불청객 취급

글쓴이 : 경향신문 날짜 : 2015-01-09 (금) 02:36 조회 : 4702
냉바닥 기어 찾아갔지만… 여야, 불청객 취급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ㆍ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오체투지 행진단’ 경찰에 막혀

어느새 1시간30분째였다. 찬 바닥에 엎드려 있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 김정우씨(55)는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동료들이 부축해 겨우 바닥에 앉혔다. 고개 숙인 그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서울 여의도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냉바닥에 멈춰 있던 사람들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8일 오후 6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 소복 입은 노동자 40명이 누에고치처럼 하염없이 엎어져 있다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전날 쌍용차 구로정비소를 출발한 ‘정리해고-비정규직 법·제도 전면폐기를 위한 오체투지 2차 행진단’이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 국회 앞 오체투지 쌍용자동차·스타케미컬·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등이 참여한 ‘정리해고 비정규직법 전면폐기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단’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온몸으로 바닥에 엎드려 절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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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로 오체투지의 길을 튼 것은 여야를 찾아 말하고, 듣고 싶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전날 여당 대표 면담을 바라는 서면을 보냈지만, 오후 4시30분 당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기다린 것은 경찰이었다. 그대로 바닥에 엎드려 항의했다. 노동자들은 꼭 90분 만에 “조만간 면담 약속을 잡아보겠다”는 당직자의 말을 듣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앞서 오후 3시30분쯤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도 비슷했다. 행진단은 200여m 떨어진 국민은행 앞 인도에서부터 오체투지를 시작해 움직여왔다. 금세 소복 앞쪽은 새까맣게 변했고, 2~3분이면 걸을 거리가 30분이 걸렸다. 대표 면담을 요청했지만 역시 당사 앞은 경찰들이 막아섰다. 행진단은 ‘전당대회 선거가 시작돼 당사엔 대표단이 없다. 곧 일정을 잡아보겠다’는 ‘약속어음’만 받아낼 수 있었다. 불교의 절 형태인 오체투지는 가장 낮고 고된 호소와 저항 방식으로 불린다. 하지만 국회와 여야는 오후 내내 온몸으로 여의도 냉바닥을 기어 온 노동자들을 ‘불청객’처럼 문전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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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 행진단에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스타케미칼·콜트-콜텍·기륭전자·엘지유플러스·유성기업의 정리해고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틀째 오체투지를 이어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 유제선씨(35)는 “추위 때문에 두통이 밀려오고 허리와 배, 어깨, 무릎까지 온몸이 아프다”며 “그래도 앞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6년 동안 싸우면서 정치권에 너무나 많은 실망을 해 더 이상 실망할 것도 없다”며 “정부와 여당이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대법원·덕수궁 앞을 거쳐 11일 마지막 장소인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구로공단 기륭전자 농성장을 출발한 오체투지 1차 행진단은 5일째인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쪽으로 향하다 경찰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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