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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의 단언컨대] ‘비박’ 새누리당, 박 대통령에는 ‘독’

글쓴이 : 경향신문 날짜 : 2015-02-05 (목) 02:58 조회 : 4569
이대근의 단언컨대] ‘비박’ 새누리당, 박 대통령에는 ‘독’
디지털뉴스팀                 
2005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표, 김무성 사무총장, 유승민 대표 비서실장으로 ‘친박 체제’가 구축돼 있었다. 10년이 지났다. 박 대표는 대통령이 됐고, 김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대표, 유 비서실장은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됐다.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김무성-유승민은 비박계의 핵심이 되어 박 대통령을 견제하는 입장이 됐다. 원내대표에 당선된 유승민 의원은 “그 시절에는 박 대통령과 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었고, 박 대통령이 생각이 다른 의견도 많이 들어줬다. 그게 박의 초심.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사진)은 4일 유 원내대표의 발언이 박 대통령에 대한 “은근한 경고의 말”이라면서 새누리당에 구축된 친박계 대 비박계의 긴장 구도가 “박 대통령에게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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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이대근 위원은 이날 공개한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제66회 ‘고립무원 박근혜 대통령, 어떻게 될 것인가?’편에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박 대통령에 대한 당내 중간평가였다”면서 “집권세력 내부에서 대통령 중간평가를 해 박 대통령이 패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위원은 “이번 패배도 집권 후 첫 패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장 선거에선 ‘비박’ 정의화 대 ‘친박’ 황우여에서 정의화, 당대표 경선에선 ‘비박’ 김무성 대 ‘친박’ 서청원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선 ‘비박’ 유승민-원유철 대 ‘친박’ 이주영-홍문종에서 유승민-원유철이 승리해 ‘비박’ 비주류가 당을 장악했다. 당내 선거에서 3전 3패, ‘완패’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친박 내각 대 비박 당 지도부의 구도가 형성됐다. 이 위원은 “내각이 허약해지자 친박 실세들이 내각으로 진출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교육부총리,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친박 내각이 형성됐다”면서 “대신 국회와 당은 비주류가 차지해 ‘정부 대 여당’이 ‘친박 대 비박’의 구도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여당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구도로 변화하면서 대통령과 당의 관계가 수직적 관계에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한 때는 모두 ‘친박’ 이었는데 왜 대립 구도가 형성됐을까? 이 위원은 일본 분자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의 연구결과를 정치에 대입해 분석했다. 후쿠오카는 쥐의 배아줄기 세포 유전자를 조작해 췌장 내 ‘GP2’라는 단백질을 제거한 쥐의 성장 과정을 관찰했다. 그런데 이 쥐는 정상 쥐와 다름 없는 행동을 했다. 췌장의 기능이 없는데도 잘 사는 미스터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췌장 단백질 없이 태어난 쥐가 성장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른 기능으로 보완하고 대체한 결과였다. 스스로 “동적 균형을 찾은 것”이다.

이 위원은 “사회, 정당도 이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라면서 “상호 견제 균형 메카니즘이 정당 내부에서 만들어진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한 덩어리였다가도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 내부 분화를 통해 자체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본래 정치에는 여당 대 야당의 역할 분담이 있는데 야당이 역할을 못하면서 집권당내에서 야당과 같은 견제세력이 생겨났다”면서 “집권당이 하나의 덩어리에서 두 개로 분화해 상호 다른 기능을 하면서 생존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명박 정권 때 한나라당 내 ‘친이계 대 친박계 구도’, 박근혜 정부의 ‘친박계 대 비박계 구도’가 이러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 친이계가 몰락하면서 당내 견제 세력이 없었지만, 친박계 당이 스스로 위기를 느끼면서 내부 견제 세력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생존을 위한 집권세력 내 분화”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위원은 “새누리당은 이러한 구도 덕분에 재집권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분에서 위기일 때 더욱 위기로 빠져드는 야당 새정치민주연합과 여당 새누리당의 차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부정적 방향으로 가면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가 되지만, 긍정적으로 가면 과감한 자기 변화를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총선 승리가 어려워 보이자, 비박계를 앞세우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반면 전당대회 내홍이 심화되고 있는 새정치연합은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은 “비박계 등장에 오히려 야당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 친박계가 야당 역할을 해 야당이 존재감을 상실하고, 결국 친박 정권이 등장한 것처럼 이번에도 비박계라는 여당 내 야당이 새정치연합을 대체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정권 내 견제·긴장 상황이 박 대통령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이 위원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각 세우기는 없다. 나는 원조 친박’이라고 원만한 국정 협력 뜻을 밝혔고, 김무성 대표도 대통령과 갈등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긴장과 협력 어느 한 쪽으로 기울기보다는 긴장과 협력이 교차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위원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독주·불통으로 인한 국정 혼선과 무능을 바로 잡을 기회가 왔다”면서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는다면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대통령이 계속 국정 독선을 하면 당내에서 먼저 견제가 시작돼 집권세력 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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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당과 협력·소통을 잘할 지도 관건이다. 이 위원은 “고립무원인 박 대통령에게 이제 당은 지시 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이라면서 “어쩔 수 없이 협력과 소통의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일은 박 대통령이 가장 서투른 일이기 때문에 국정이 중심 없이 흔들리면서 오히려 혼선과 난맥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박 대통령과 당이 긴밀한 협력을 하면 문제가 없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면 당 책임론, 무능론이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과 당이 함께 몰락하게 되고, 진짜 위기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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