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은 따로따로 참패했다. 하지만 진보정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무려 9%다. 무엇보다 지지율을 나눠 갖고 있는 지금의 조건과 환경을 우리 스스로 변화시켜야 한다.”
권력을 잡아본 정치세력은 안다. 자신들의 의지대로 한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게 얼마나 특별한 힘인지 말이다. 그래서 민심의 향방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2월 1일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로 유승민 의원이 선출됐다. 경쟁 후보였던 이주영 의원을 19표차로 따돌렸다. 예상보다 큰 표차다. 추락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선을 긋지 않고는 다음 총·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절박감이 묻어 있는 결과였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취임 일성은 ‘증세’였다. 새누리당의 성역과도 같았던 부자증세, 법인세 인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다시 대변신이다.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복지를 내세우며 반전을 만들었던 2012년을 떠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총선도 새누리당의 승리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이었다.
그런데 정작 한국 사회에서 가장 앞장서서 복지와 증세를 이야기했던 진보정당의 존재감은 없다. 그들은 가장 먼저 민심을 읽었지만, 권력을 통해 이를 정책으로 관철시키는 데 실패했다. 실패했을 뿐더러 뿔뿔이 흩어지기까지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청산’처럼 진보정당의 ‘진보 결집’도 몇 년째 반복돼 이미 유권자들에게는 피로한 이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진보 결집’의 첫 단추를 꿰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1월 30일 노동당 새 대표로 나경채 후보가 당선됐다. 나 대표는 공약으로 정의당과의 통합, 국민모임 합류를 내세웠다. 나 대표의 당선으로 진보 결집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4일 나경채 노동당 대표를 만났다.
당대표 선거의 유일한 쟁점이 ‘진보 결집’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은 따로따로 참패했다. 하지만 진보정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무려 9%다. 사실 놀라운 숫자다. 지난 수년 사이 진보정당들이 유권자들에게 박수받을 만한 정치적 성과나 정책적 성과를 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다. 진보정당이 어떤 좋은 계기를 만나 유권자들에게 박수받을 만한 성과를 내면 지지율이 훨씬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숫자다. 무엇보다 지지율을 나눠 갖고 있는 지금의 조건과 환경을 우리 스스로 변화시켜야 한다. 유권자들이 진보정당들에 요구하는 것은 결집이라고 생각한다. 진보 결집은 다음 총선을 치르기 전에 따놓아야 할 자격증 같은 거다. 지금처럼 나눠진 상태로 다음 총선을 맞는다는 것은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에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보 결집을 위해 민주적인 절차를 거르거나 우회하지 않고 최대한 당원들을 설득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