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첫 번째 혁신안이 당 내외에서 '무난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와 교체지수 도입, 부정부패 등 재보궐 선거 원인 제공시 무공천, 부패에 연루돼 기소될 경우 당직 박탈 등이 주요 내용이다.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취지다. 이전에 수차례 나왔던 혁신안보다 수위가 높지만 그 방향이나 범위가 '파격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관련기사 :
김상곤 혁신위 "재보궐 원인 제공시 무공천").
이와 함께 혁신위는 7월 중순 당의 '중앙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혁신안의 당헌당규 개정사안을 통과시켜 집행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혁신위원회는 문재인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 받았다고는 하지만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혁신안을 실천할 동력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앙위원회는 분기에 한 번씩 열게 돼 있지만 지난 2월 문재인 대표의 취임 이후에는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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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으로 참여한 조국 서울대 교수(맨 왼쪽)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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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시청에서 혁신안을 발표한 이후 조국 혁신위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중앙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중앙위원회의 구성원 면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중앙위원회는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역위원장과 기초단체장 등 당의 선출직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기득권 내려놓기'의 대상자들이 스스로 혁신안을 의결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혁신위에서 소위 '친노' 인사로 구별되는 혁신위원인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는 '혁신안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을 걸겠다'고 말했다"라며 "혁신안이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된다면 문 대표도 사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사퇴까지 언급하며 혁신안 집행을 강조한 것이다(관련기사 :
"혁신안 부결되면 문재인 사퇴해야").
혁신위는 2박3일 동안의 광주 워크숍 결과를 이야기 하면서도 "혁신위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과 우리 당 정치인의 기득권적 행태가 우리 당에 대한 호남의 심각한 민심 이반의 원인이라고 판단한다"라며 "혁신안 통과가 문재인 대표 리더십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도면 혁신위가 문 대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위의 태도는 문 대표에게 오히려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표가 혁신위의 강력한 요구를 명분으로 리더십을 회복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문 대표와 대립해 왔던 소위 '비노'나 비주류가 혁신안을 반대할 수 있는 명분도 약하다.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의 안정화와 혁신안 실천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혁신위가 문 대표를 압박하고, 비판하는 것은 문 대표에게 나쁘다고 할 수 없다"라며 "오히려 혁신안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문 대표에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혁신안은 충분히 집행 할 수 있는 무난한 수준"이라며 "중앙위원회 의결을 낙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안 가운데 현역 선출직들에 대한 평가 부분이 핵심"이라며 "불만을 가진 현직 국회의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혁신위는 기득권 타파, 사회적 특권 타파와 불평등 해소, 정당 강화, 새정치 틀 확립과 전국정당화, 공천 개혁 등 5대 과제에 대한 혁신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7월 중앙위원회 소집 전 한 차례 이상의 발표가 예상되며, 다음 혁신안은 당 대표 권한 조정 등을 포함한 정당 강화의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