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조합원입니다. 물론 자의반타의반으로 현장조직에도 가입되어 있습니다. 최근 수차례의 지부장 선거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각 조직마다 서로 지부장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서로 경쟁하는 것 까지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게시판과 현장에서 서로를 헐뜯고 시기하고 카더라식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제 자신에게 반문하게 됩니다.
87년 세대의 말씀으로는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다는데 그 때에는 어용이랑 민주밖에 없었다는데 근데 지금은 그 민주였던 조직들이 서로 지부장 한번 되기위해 조직들이 나눠지고 민주인지 어용인지 구분도 안된다 라고 넋두리를 하시더군요. 지엠은 점점 물량을 축소하고 있고 비정규직들은 짤려나가고 있고 노동조합은 선거를 거치면서 계속 분열과 반목의 깊이를 더하고 있고 도데체 미래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이대로 가다가 현장내부의 자율적인 조정능력이 무너지고 거기에 노사간의 힘의 균형마저 깨져 회사가 복수노조의 칼을 들이댄다면 과연 갈수록 분열되어가는 현장을 지켜낼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크나 큰 시련의 시기도 있었지만 선배님들이야 그동안 노동조합을 지켜내며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었다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제 그 선배님 세대는 50중반을 바로보고 있습니다. 그 이후는 어떻게해야 합니까?
물론 남아있는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선배님들의 욕심아닌 욕심으로 갈라진 현장조직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같은 사람들은 구분조차 힘듭니다. 이제 선배님들이 나서 우리에게 한국지엠 노동조합의 미래를 다시 제시해 주십시오. 자본의 논리에 의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우리의 노동조합을 제대로 지켜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 선배님들이 퇴직하시기 전에 그런 노동조합을 선물로 남겨주십시오.
저는 혹시나 옆 동네 두산인프라코어 처럼 현장조직 내부가 분열되어 무너지고 임원선거에서 진 사람이 사측의 작업으로 기업노조를 만들고 그로인해 민주노조가 무너지는 최악의 경우는 설마 우리 한국지엠에는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것, 최근의 상황을 보며 아쉬움과 어린 걱정으로 이 노동조합을 이끌어오신 대선배님들께 부탁아닌 부탁을 드려봅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