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케이블 방송 노동자들의 피땀을 요구하지 마라!(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
정부 공식 통계로 임금노동자 수는 1800만 명이다. 그러나 알바비정규불안정 노동자를 합하면 2500만 명이다. 가족까지 합하면 국민의 절대다수가 노동자다. 많은 노동자들이 케이블방송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 여러분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만하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범인 포스터에는 인상착의 등에 ‘노동자풍’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노동자를 비하는 ‘노가다’라는 뜻이고 곧 범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경찰청에 시정을 요구해 요즈음은 그런 표현이 빠진 걸로 알고 있다. 하기야 검찰이나 경찰 입장에서는 속으로 조합원 풍 특히 투쟁하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범죄와 연관시켜 보고 싶어 할 거다.
지금 노동자들의 투쟁 요구가 ‘진짜 사장 나와라!’라는 거다. 얼마나 순진한 요구인가? 예전에는 사장 물러가라고 주장했고 악질사장은 쫓아내기도 했다.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진짜 사장이 나와서 협상을 해야 한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다칠 위험에 노출되고 지하 위험한 곳에서도 케이블을 설치하고 수리해야 한다. 피땀 흘려 일해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자본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항상 힘들고 배고프다. 지금 케이블 방송 노동자들의 요구가 엄청난 것이 아니다. 차를 사 달라가나, 집을 사 달라거나, 해외여행을 보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를 인정하며 최소한의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수도권 평균 전세 값만 2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로는 전세는커녕 월세 유지도 어렵다.
이미 선진국에는 경찰, 교도관, 소방관, 판검사, 변호사 심지어 군인까지 노조를 결성한 나라도 있다. 여러분들은 늦게 노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가장 앞장서 투쟁하고 있다. 노조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서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는가? 개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가장 앞장서서 투쟁하고 있다. 자랑스럽다. 그러나 면담 요청조차 거부하는 진짜 사장들과 항상 체증하는 경찰이 우리를 막고 있다. 소수의 투기자본가와 권력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나 자신도 오랜 노동운동을 해 오면서 100여 차례가 넘는 경찰, 검찰, 법원을 들락거리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옳고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 착취하고 수탈하는 자들이 국가공권력의 비호를 받는 잘못된 현실을 인정할 수 없기에 우린 투쟁한다.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최후의 승리자는 노동자가 될 것이다. 반드시 승리하고 이 곳에서 승리의 축제를 열자!
(케이블 방송 노동자 연대 한마당, 2014.10.7.화, 서울파이낸스 빌딩 MBK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