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금속노조 탈퇴 기업노조 신규가입 70~80% 확보하라”
ㆍ유성기업·창조컨설팅에 목표치까지 제시 강요 드러나
유성기업, 창조컨설팅에 보낸 e메일 2011년 11월 1일 유성기업 간부가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에게 보낸 e메일. 현대차가 유성노조(기업노조) 신규가입자를 70~80% 선까지 확보하라고 강요한다는 내용이다. 금속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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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를 파괴하기 위해 협력업체인 유성기업,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속노조 조합원을 회유해 기업별 노조(제2노조)로 가입시키는 과정에서 현대차는 유성기업에 구체적 목표치까지 제시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1년부터 유성기업에서 진행된 노조 파괴의 ‘주연’은 현대차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금속노조와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유성기업 노조 파괴 증거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 ‘산업현장 폭력용역 관련 청문회’에서 창조컨설팅에 의한 직장폐쇄와 용역 투입으로 노조 파괴가 진행됐던 유성기업에 대한 현대차 개입 정황이 사실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자료가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청문회에선 유성기업이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금속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진행했고 ‘현차제출용’이라는 문건을 수시로 현대차에 전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검찰·고용노동부가 2012년 11월 유성기업 아산·영동 공장, 서울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한 뒤 정리한 수사기록 중 일부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e메일을 보면 현대차는 유성기업에 구9체적 목표치까지 제시하면서 노조 파괴를 주도했다. 현대차 구동부품개발실 최모 이사대우는 2011년 9월20일 황모 차장 등 부하 직원 3명에게 ‘유성 동향 일일보고(9월19일)’라는 제목의 e메일을 보내 금속노조에서 탈퇴해 기업노조로 가입하는 노동자가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성기업에) 9월20일까지 220명, 9월30일 250명, 10월10일 290명 목표로 줬는데도 1명도 없는 이유가 뭔지 강하게 전달하라”고 적었다. 이어 “매주 1회 회사(유성기업), 창조(컨설팅)를 불러서 주간 실적 및 차주 계획,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유성기업 최모 전무가 2011년 11월1일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에게 보낸 e메일을 보면 현대차가 유성기업의 노무관리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최 전무는 “(현대차) 요구사항 중 핵심은 유성노조(기업노조) 신규 가입자를 70~80% 선까지 확보하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유성기업 노조 지원비용 지출내역’ 문건을 보면 유성기업 영동공장 최모 이사는 2011년 7월19일 기업노조 발기인 모임 식대 16만7000원을 계산했다. 회사가 특정 노조를 지원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다. 금속노조 탈퇴 유도를 위해 회사가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월까지 현장 노동자들에게 단란주점 등에서 향응을 제공한 내역도 확인됐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증거들을 확보하고도 2013년 말 유성기업의 노조 파괴 혐의 대부분을 사실 확인 불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현대차는 “2012년 10월 금속노조의 현대차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고소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대법원의 재정신청 기각으로 종료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상은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이번 폭로된 e메일 등은 현대차 임직원이 유성기업의 부당노동행위를 교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2012년 10월 고소건과 전혀 다른 범죄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성기업은 어떤 곳…‘노조파괴’ 논란 일었던 현대차 협력 부품 회사
자동차 엔진부품 생산업체인 유성기업은 현대차의 직서열 부품사다. 완성차 생산속도에 따라 부품을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곳으로 유성기업이 제때 납품을 하지 못하면 현대차 생산라인이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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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사는 2009년 주간 연속 2교대제를 2011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 원청인 현대차는 유성기업이 먼저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고, 유성기업 교대제 내용이 현대차 안보다 노동자에게 유리할 경우 현대차 노사 협상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주간 연속 2교대제 내용 등에 대한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금속노조는 2011년 5월18일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즉시 직장폐쇄로 대응했고,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아산공장으로 진입하려던 조합원들과 사측 용역업체 직원들이 충돌하는 등 갈등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