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 1로,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두 배나 높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로또를 산다. 지난해 로또 복권 판매액(32조2571억원)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의 한 탁아소는 부모들이 정해진 시간까지 아이를 데려가지 않으면 벌금을 내도록 하는 규칙을 만들었다. 그랬더니 오히려 늦게 오는 부모들이 늘어났다. 예전에는 지각하는 부모들이 탁아소에 미안함을 느꼈지만 이젠 ‘벌금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탁아소가 ‘징벌’로 도입한 규칙이 부모들에게는 정반대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들은 ‘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다.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존재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속의 우리는 경제학 책에 등장하는 합리적인 인간과는 매우 다르다. 때로는 자존심을 위해, 때로는 죄책감 때문에 비합리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공기업정책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과연봉제와 강제퇴출제 지침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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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추진중인 정부는 “누구든 성실히 일하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은 무사안일, 보신주의를 타파하는 것”(임종룡 금융위원장)이라고 말한다. 정말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공공기관의 보신주의가 사라질까.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보다 자신이 공정하게 대접받고 있다고 느껴야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가 생긴다. 오히려 성과연봉제가 탁아소의 벌금과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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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보면 사람들은 경제적 동물이라는 단순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몇 푼의 돈보다는 공정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더 중요하다.”(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36.5℃ 인간의 경제학」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