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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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68)은 25일 국회법 개정안(일명 상시청문회법)을 두고 “대통령이 국회 운영에 관련한 문제는 국회에 맡겨두는 것이 좋다”면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의장실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르게 일하라고 만든 법을 행정부가 ‘귀찮다’ ‘바쁘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퇴임 일성으로 자신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반기를 든 청와대와 정부를 직격한 것이다. ‘마지막까지’ 3권분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소통이 미흡한 것 같다. 좀 더 탕평인사가 됐으면 좋지 않았겠나”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의전과 관행에 기댔던 역대 국회의장들에 견줘 차별화한 행보를 보였다.
입법부 독립성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월 청와대가 노동관계법과 경제활성화법 등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국회에선 적극적인 조정자를 자임했다.
야당이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 등원을 거부했을 때 새누리당 단독 본회의를 막았다.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 개정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을 정치의 ‘종착역’으로 삼지 않은 입법부 수장이다. 기자회견에서도 개헌과 선거제 개편, 새 정치질서 구축 등 퇴임 후 구상을 제시했다. 정 의장은 “지금은 ‘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할 전환기”라며 “지역패권주의,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혁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 “협치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치의 길에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 첫길은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자신의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 창립 출범식이다. 정 의장이 이사장을,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이 원장을 맡는다.
창립식엔 무소속 조해진 의원, 김병준 국민대 교수,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정대철 전 의원 등 중도성향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다. ‘새 한국의 비전’은 중도개혁, 정치권 제4세력을 축으로 세력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총장이 제시한 ‘공진정치’가 이념적 기조다. 공진정치는 ‘적대와 배제, 승자독식, 무비전의 정치를 개혁해 포용적 성장과 생태적 성찰 등이 중심인 공진국가 건설’을 추구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정치 선진화에 앞장서 온 정 의장의 명예로운 퇴임을 축하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정 의장 ‘친정’인 새누리당은 별도 논평 없이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상임위 청문회 실시 후 국정감사 폐지를 주장한 정 의장 발언은 유감”이라고 말했다.